막상 육아를 해보니 (1): 신경 쓰이는 것들
휴직 초기, 호기롭게도 멋지게 아이를 키워보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불과 몇 달 전의 이야기지만, 육아서를 찾아보고 동영상 콘텐츠를 보며, '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지금은, 어떻게든 오늘 하루도 근근이 넘겨보자는 식으로 바뀌었다. 하는 모습으로만 보면 퇴보 같지만, 어차피 육아라는 것이 길게, 끊고 맺음도 없이 이어지는 일이다 보니, 롱런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페이스 조절도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이젠 책으로 육아를 하는 초보 태는 벗고, 조금은 능숙해지기 시작했다고,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아이를 막상 키우다 보니 가장 신경이 많이 가는 부분은 '먹이기'와 '놀아주기'이다.
특별히 음식을 잘하지도 않고, 음식에 열정이 있는 편이 아니라서, 일주일에 한 번 장모님이 집에 오셔 해주시는 밑반찬과 요리에 며칠 의지하고, 나머지 며칠은 냉동식품이나 배달음식을 메인 요리로 어떻게든 차려내고 있는 형편이다.
식단의 다양성과 영양의 다양성을 맞춰나간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단순함과 반복성에 중독되어 '삼시 세 끼'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예전부터 보아왔는데, 막상 매 끼니를 차리고 보니 '무서운 중노동'을 편하게 소파에 누워 생각 없이 보아온 것이었다. 검투사들이 목숨 걸고 칼을 휘두르는 것을, 원형 경기장 관람석에서 야유나 지르며 바라보는 로마 시대의 구경꾼 같다고 해야 할까.
"아, 오늘도 달걀 프라이인가요?"
"우..."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번과 똑같지 않습니까? 너무 단조롭습니다."
뭐 이런 느낌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다만 입이 짧은 아이들을 위해, 전에는 돈가스처럼 튀기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였다면, 이젠 기름기를 쭉 뺀 수육을 배달시켜 반찬으로 내놓는 정도로 신경 쓰고 있다.
해 먹든, 사 먹든, 시켜먹든 신선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조리된 음식만 먹자. 그것만 하자.
두 번째로는 '놀아주기'. 물론 공부를 지독하게 싫어하지만 겨우 여덟 살, 다섯 살이기에 숙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몇 장 되지도 않는 과제를, 한 문제 풀고 딴짓하며 하세월 하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나오지만, 어르고 달래고 때로는 아내에게 역할을 떠넘기며 그럭저럭 넘어가고 있다.
열 시간의 수면, 삼시 세 끼 다 합쳐도 한 시간, 공부도 한 시간. 문제는 온전히 남는 열두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는 거다. 트럼펄린으로 대변되는 방방존이 그나마 효자였는데, 팬데믹 때문에 보내기도 그렇다.
"아빠는 강림이. 나는 충목귀."
"동생이랑 놀면 안 될까?"
"동생은 재미없어. 하는 것도 뻔하고."
('아... 그럼 아빠 수준이 너랑 비슷하다는 거니? 흑흑')
귀신과 싸우는 '신비 아파트'에 빠져있는 아이들은 캐릭터에 빙의하여 역할 놀이를 하지만, 벽수귀부터 오피키언까지 (TV판만 따져도 이미 세 번째 시즌이 끝난 상태니 얼마나 많은 캐릭터들이 나왔겠는가), 모든 캐릭터가 소환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개미지옥은 매일 반복되고 있다.
이런... '다른 탈출구가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