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집 속에서, 누구도 접해보지 못할 너만의 세계를 준비하고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시작이라는 의미를 너에게서 느낀다.
우리 같이 손잡고 나아가 볼까? 너에게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새로운 세상을 의미한단다.'
- 2013년 2월 2일 (첫 초음파 촬영일)
첫째를 가졌을 때 잠시 썼던 육아일기를 오래간만에 들추어 보았다. 나는 둘째로 태어났음에도 큰 아이에게만 이렇게 육아일기를 썼다. 처음이라는 설렘 때문이었겠지만, 역시 게으름 탓에 둘째를 위한 기록은 사진으로만 남겼으니 미안할 따름이다.
이 육아일기를 보며 다시금 생각해본다. 사람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있고, 어떤 선택은 되돌리기 거의 불가능한 방향으로 인생을 끌고 간다. 2세를 가진다는 것은 평생을 걸쳐 둘러보아도 혹은 내다보아도 가장 큰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쉽사리 예측할 수도, 쉽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어느 마케팅 클래스의 강연자가 말했듯, 2세는 가장 어려운 신제품 론칭 플랜이다. 성인이 되어 엄연한 사회인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 신제품 론칭이라고 한다면, 20여 년이 넘게 준비해야 하는 일이고, 다른 마케팅 제품과는 달리 쉽사리 패키지나 포지셔닝을 변경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한 순간, 순간이 고민이 되고, 망설여지며, 그러다 지쳐 잠시간은 되는대로 흘러가도록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무엇이냐면, 위의 이야기는 엄연히 '부모의 입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왜냐면 아이 입장에서는 세상에 먼저 던져졌기 때문이다. 던져졌다, 말하자면 아이는 그냥 태어남을 당한 것이요, 태어나고 말았으니 자신의 힘 그리고 부모를 포함한 주변의 도움으로 성장해나갈 뿐이다.아이 입장에서 존재는 만들어져 가는 것일 뿐, 사전에 기획된 빅픽쳐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를 던져낸 '부모'야 당연히 큰 책임감을 느끼겠지만, 그 책임감에 눌려 무조건 많은 것을 해줄 필요도,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도, 그 책임감을 소유 의식으로 바꾸어 아이를 좌지우지할 필요도 없다.아이가 자신을 잘 살아가도록, 자신을 만들어가도록 도우면 된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 이런 중립적 태도를 얼마나 잘 지킬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말이다.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건 긍정의 힘을 만들어주는 일일 것이다. 아이를 둘러싼 세상의 힘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 믿고 또 믿게 하고, 이를 위해 세상은 멋진 곳이라 부모부터 생각하고,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아빠는 요새 네가 태어나고 나서 아빠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단다.
네가 꿀 꿈만큼이나 가능성을 찾아볼 것인가,
아님 우리 아드님의 삶에 보탬이 되기 위한 선택을 할 것인가,
아빠는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될까?'
- 2013년 10월의 언젠가
그래서 나는, 너희들을 위해, 나부터 세상을 긍정의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고다짐한다. 내가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너희에게 헌신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의 삶과 아이를 위한 삶이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부터 긍정의 힘으로, 나 자신을 긍정의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한걸음 더 내딜 것이며, 그 힘으로 나를 바라보는 너희에게 긍정의 기운을 전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