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실감 나는 순간이 있다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그 자리에 서 있는 너를 발견한다.
마을 흘러가는 방향이 달라진 적도,
도착한 그곳에 네가 아닌 사람이
있었던 적도 없지만...
문득문득 실감한다.
'같은 시간
다른 곳에 살고 있구나 하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
다른 마음보다 낮지 않니라며
스스로 위안 삼아 보지만,
너의 시간이
나의 시간이
다른 곳에서 흘러가고,
어쩔 수 없음을 스스로 납득시켜 보아도
문득문득 마음 한편에
들어서는 먹먹함까지
어쩌지는 못하는 듯하다.
시계를 되돌려
그 어느 시간에 존재하고 있을
환한 미소의 네가 궁금하다
그 시절 그 장소에서
내가 니 앞에 먼저 나타났더라면,
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마음이 될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을 걸 알면서도,
스무 살의 네 앞에
스무 살의 내가
환하게 웃고 있을 네 앞에
한 번이라도 서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도 담지 않은 그 마음에
제일 먼저 들어찼으면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