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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위로

[소설] 사랑인가 기억인가(4)

by 위안테스

1년 전이다.

이번에는 꼭 붙겠다던

임용시험에 또 떨어졌다.

고시원에서 공부에만 매진해도

될까 말까인데,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공부시간이

부족했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투리 시간을 아껴가며

절박하게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

조정래 씨가 말한

"최선이란, 자신의 노력이

스스로를 감동시킬 때"란

거창한 문구를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남들 가는 식당 가고

극장 가고

사람 만나고 그랬다.

임용고시 1차 합격자 검색창에

성명과 수험번호를 넣고

로딩 결과가 나오기까지

혹시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핸드폰을 껐다.

그리고 그냥 걸었다.

바다나 갈 가하다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잤다.

그 와중에 잘 잤다.

염치도 없이...

핸드폰 전원이 들어오자 너에게 온 수많은

부재중 전화...

뭘, 잘했다고 얘를 걱정까지

시키나....

차마, 전화를 하지는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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