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탈고와 퇴고, 오탈자는 언제쯤 없어질까요

by 안다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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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본하려고 간단히 표지를 만들었습니다.



화면으로 보는 글과 인쇄해서 보는 글의 느낌은 분명히 다릅니다. 교정 교열 기자로 일할 때 깨달은 점입니다. 당시에 1~3차 교정 교열은 프린트물로, 4~5차 교정 교열은 PDF 파일로 진행했습니다. PDF 교정이라고 했는데요, 이땐 치명적인 실수 같은 '꼭 고쳐야 하는' 부분만 바로잡았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종이에 교정 교열을 봤던 거죠.

프린트해서 봐도 상관없으나 조금이나마 책과 비슷한 형태로 보고 싶었기에 제본했습니다. 실은 지불할 값과 들일 시간과 퀄리티를 고려하면 제본이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 경우엔 무인 프린트 카페에 가서 인쇄하면 흑백 한 장에 80원입니다. 차로 이동하고, 160쪽 넘게 인쇄하고. 그리고 이걸 낱장으로 보관할 수 없으니 어디에 담아야겠죠? 제본해서 보는 게 여러모로 속 편하고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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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스프링 제본으로 1차 교정 교열을 진행했습니다. 연필로 교정 본 건 전부 지웠습니다. 형광펜으로 칠한 부분이 최종 교정본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매끄럽게' 다듬다가 잘 수정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수정 전이 더 낫다는 말을 들었고, 머리가 아팠습니다. 헛고생했다 싶었죠. '환자로서 기록한 나날'은 블로그에 올리거나 다이어리에 적은 글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꼭지입니다. 이걸 '글이 되게 잘 다듬어야지.' 하고 뒤집어엎으니 말맛이라든지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라든지 하는 게 옅어졌습니다. 하는 수 없이 처음부터 다시 교정을 봤습니다. 원문을 최대한 살리면서 용어를 통일하고,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바로잡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만 보충하는 식으로 접근했죠. '의도된 미 정돈'이 낯설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나름 잘 끝마쳤습니다.

벌써 오 년 된 에세이 《안의 시선》은 2차부터 8차까지 직접 교정 교열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글을 얼마나 명확하지 않게 썼는지, 동어가 많이 반복되는지, 어떤 습관이 있는지를 깨달았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내가 한동안 글을 못 썼습니다. 교정 교열 외적으로는 자가 복제가 심하구나, 긴 글이 너무 적구나, 책이 너무 작고 두께가 얇다, 연작물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결과물을 냈다는 그 자체가 그려 본 적 없는 기쁨을 주었구요.

《조금 더 긴 나날들》(가제)을 다듬으며 교정 교열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됐습니다. 단순히 고치기만 하는 게 장땡이 아니었던 거죠.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본다든지, 글의 특성에 맞게 균형을 맞춘다든지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배로 걸렸지만 투고하거나 수정한 내용으로 제본하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입니다. 아예 몰랐다면 더 끔찍했겠죠. 나중에 피드백을 받으면 어떻게 달라질지, 투고하는 데 성공해서 재차 다듬거나 새로 더 쓰게 되면 무엇을 느낄지 궁금합니다.









제본할 때 이용한 온라인 제본 사이트입니다.


프린트당

https://smartstore.naver.com/printdang







저는 이 중에서 흑백 스프링 제본과 흑백 무선 제본과 컬러 무선 제본을 이용했습니다.









흑백 스프링 제본입니다.



스프링 제본은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360도 펼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펼치거나 뒤로 넘겨서 한쪽씩 보면 정말 편합니다. 조금 없어(?) 보이는 게 단점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게 아니라면 아무 상관없습니다.









흑백 무선 제본입니다. 이러고도 또 수정할 부분을 발견해서 몇몇 곳에 표시했습니다. 조만간 날 잡고 한 번 더 교정 보려고 합니다.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네요.



무선 제본은 '판형이 다르지만 책 느낌이 난다'가 솔직한 소감입니다. 무광 PVC 커버라는 게 스프링 제본에는 있지만 무선 제본에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커버가 없는 걸 선호하는데요, 촉감면에서 훨씬 낫습니다. 또, 책등에 표지 제목이 표시되며, 소장하기 좋은 형태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교정 보는 용으로는 여러 면에서 스프링 제본보다 부족하지만, 다른 분께 보이거나 드려야 할 일이 있다면 무선 제본으로 고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따로 모음 - 교정 교열 관련 자료


교정 교열과 어휘력과 글쓰기 관련 정보만 따로 모았습니다.

저는 책을 내기 전부터 교정 교열에 관심이 조금 있었습니다. 가벼이, 참고용으로만 봐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먼저 다 읽은 책부터 소개해 드립니다.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63138

→ 내용이 알차며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읽은 지 7년쯤 된 듯한데, 기회가 되면 또 읽으려고 합니다.



김정선,《동사의 맛》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63128

→ 제목에 충실한 책입니다. 이 책 역시 또 한 번 읽을 예정입니다.



강원국,《대통령의 글쓰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917465

→ 입문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 중 한 권입니다. 스티키 북마크를 여러 개 붙일 정도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유시민,《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015900

→ '글쓰기' 하면 꼭 언급되는 작가님의 책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죠. 적극 권합니다.



박재역,《교열기자의 오답 노트》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68060

→ 교정 교열 관련 에피소드와 여러 가지 팁이 있습니다. 입문용으로 살펴보시기 좋습니다.



이오덕, 《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1~5권, 《우리 문장 쓰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03180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01820

→ 모든 내용을 따르기란 실질적으로 어렵습니다. 자체적으로 필터링하면서, 적용할 수 있을 만한 내용만 공부하면서 읽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이태준,《문장강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12515

→ 이십 대 중반 때 읽었으며 얼마 소화 못 한 책입니다.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두고 아직 안 읽은 목록입니다.





안상순, 《우리말 어감 사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29851



심재방, 《우리말 달인》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363513



최종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526840



여규병, 《긴가민가할 때 펼쳐보는 바른 말 사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83568



이강룡,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63117



김정선, 《끝내주는 맞춤법》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29846



유선경, 《어른의 어휘력》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472524



이다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08831









한때 교정 교열 기자에 뜻을 두고 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깊이 배우고 싶으신 분께 추천합니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https://www.klpi.kr/index.html









인스타그램: anda.hun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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