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는 사람 유형(87%쯤)

by 안다훈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는 사람 유형



흠칫

: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문 앞에 서 있는다. 그러다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걸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내리려던 사람은 먼저 내리고, 타려던 사람은 비켜서서 피한다.


이해는 해요

: 아직 내릴 차례가 아닌 사람에게 해당한다. 다른 사람이 발을 떼기도 전에 닫힘 버튼에 손가락을 댄다.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엘리베이터에서 벗어날 때 손을 움직여 닫힘 버튼을 누르는 것과 내리기도 전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건 전연 다르게 다가온다.


개문 반사

: 문이 열리면 일단 내린다. 잠시 후에 상황 파악이 되면 엘리베이터에 다시 올라탄다. 멍하니 있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모습.


시선 고정

: 어색할 때,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때,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여럿일 때 해당한다. 대개 핸드폰을 보지만, 한쪽에서 재생되는 광고와 작은 화면에 변경돼 표시되는 층수와 부착된 층별 안내도를 보기도 한다.


오늘의 메뉴

: 배달 기사님들이 음식을 들고 탔을 때. 비닐봉지를 보면 메뉴를 알 수 있지만 때로는 냄새만으로 유추할 수도 있다.


돕는 손길

: 짐을 드느라 여유 없는 분 대신에 층 버튼을 대신 눌러 주는 사람. 대개 먼저 몇 층 가세요? 하고 손을 내민다.


인사 교육

: 보통 어린아이와 단 둘이 있는 여자분들에게서 나타나는 모습. 여자분이 먼저 인사를 하시면 아이가 따라서 인사를 한다.


오지 않는 그대 (기나긴 기다림)

: 유독 오래 걸리는 날이 있다. 택배 기사님이 여러 층을 누르고 내렸다가 다시 타셔서 그럴 때가 잦다.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유형'과 마찬가지로 일러스트를 염두에 두고 쓴 글입니다. 쓰다 보니 종류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하고, 원고의 성격과 안 맞는다 싶어 뺐습니다. 이 글은 '전체 구성은 얼추 짜였으나 리듬에서 살짝 느슨한' 느낌입니다. 물론 채워야 할 글도 꽤 필요해 보이구요.


(87%쯤)은 '완성도가 87%쯤'이라는 뜻입니다.









인스타그램: anda.hun

* 『문장의 B컷』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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