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도구
책 제목 :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저자 : 장하석
출판사 : 지식플러스
출간일 : 22.11.25.
1문단 : 오펜하이머
2문단 : 과학은 종교다
3문단 :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과학
4문단 : 사회는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5문단 : 과학의 역할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인간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과학기술을 잘 다루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 의문은 ‘과학철학’이라는 학문으로 이어집니다. 과학철학은 과학을 철학적인 자세로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이 중요성은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면 실감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오펜하이머는 세계 최초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핵무기 덕분에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이 실제로 사용된 것을 보고 핵무기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변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전쟁영웅으로 매우 찬송받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는데도 자신의 업적을 부정하다가 결국 정부의 눈 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핵무기를 만들 정도의 과학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자신이 만든 핵무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본 과학자의 고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은 정말 중요하지만, 그만큼 잘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철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이하 이 책)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과학의 목적이 무엇인지, 과학적인 것은 어떤 것인지 등 과학을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셔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했던 부분은 과학 그 자체보다는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과학, 그리고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과학입니다.
저는 과학이 종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종교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과학과 종교의 작동방식은 매우 비슷합니다. 다만 과학은 종교와 다르게 변화를 수용하기 때문에 진실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는 인간이 만들어낸 오래된 질서 중 하나입니다. 종교에서 만든 질서로 인해 종교인들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죠. 그렇다면 종교에서 하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상관없이 종교 그 자체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혁명 이후 과학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쿤의 정상과학 모델에 따르면 현재 과학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실도 언젠가 무너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19세기 말까지는 뉴턴의 물리학이 지배적이었지만, 20세기에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등장하며 기존 이론을 대체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과학도 종교도 사회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도구를 믿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정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학과 종교가 비슷한 작동방식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은 인류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실용적이지 않느냐?’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과학은 종교보다 실용적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오늘날 주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부정할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과학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과학을 너무 맹신한 나머지 도구인 과학에게 지배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과학적이다’, ‘비과학적이다’라는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적인 것은 옳고, 비과학적인 것은 틀렸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하죠. 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므로 어떤 것이 자연에 더 부합한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에게는 과학이 정말 중요하지만,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과학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직업을 선택하거나 배우자를 찾는 등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에는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사회는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개인에게는 과학보다는 기술이 더욱 중요합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과학적 사실을 알고 있는 것보다는 스마트폰 같은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오늘날에는 기술의 집약체로 인공지능이 등장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사회에서 인간의 지위까지 위협할 정도로 엄청난 위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저는 반대 입장입니다. 인공지능도 역시 도구일 뿐입니다. 인간을 위한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특정 분야에서는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겠지만,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발전했습니다.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의 직업이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인공지능은 조금 뛰어난 도구일 뿐입니다.
사회는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사실이죠. 현재 사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 기업, 법 등은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질서입니다. 애초에 우리 사회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고, 인간이 이끌어가고 있으며, 인공지능 또한 인간이 만들어가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를 지배할 수 있나요? 우리 사회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세상으로 변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에 대해 너무 반대 입장 이야기만 했네요. 믿기지 않겠지만 저는 과학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전공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저는 고민도 하지 않고 과학을 전공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회 현상은 원인을 설명할 수 없지만, 과학은 자연의 이치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자신의 주장을 수정하는 과학자의 마인드 또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중에서 가장 뛰어납니다.
그러나 과학만으로는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없습니다. 분명 과학은 자연에 대한 지식을 쌓아서 인간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한 명의 개인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는 자연의 지식보다는 인류의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지혜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해보면 과학은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인류를 발전시켜주는 유일무이한 도구이지만, 개인의 삶에서는 과학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개인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주는 것은 과학보다 기술이며,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도구를 사용하는 지혜가 가장 중요합니다. 인류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과학과 도구를 사용하는 지혜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끝.
1. 과학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도구이지만 결국 도구일 뿐이다.
2. 한 명의 개인에게는 과학보다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앞으로는 도구를 잘 사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