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
블랙 프라이데이, 모든 기업이 "제발 우리 물건을 사주세요"라고 외칠 때, 신문에 이상한 전면 광고를 낸 회사가 있습니다. 재킷 사진 하나를 덜렁 올려두고 이렇게 적었죠.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Don't Buy This Jacket)"
노이즈 마케팅이냐고요? 아닙니다. 이 회사는 진심이었습니다. "재킷 하나를 만드는 데 물 135리터가 필요하고, 탄소가 배출되니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사지 말고 고쳐 입으라"는 경고였습니다. 이 괴짜 같은 회사는 바로'파타고니아(Patagonia)'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를 만든 이본 쉬나드는 스스로를 기업가가 아닌 등반가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돈을 벌기 위해 영혼을 팔지 않고도,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었는지 그의 순수한 고집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본 쉬나드는 원래 암벽 등반가였습니다. 1950년대, 그는 자신이 쓸 등산 장비를 직접 만들기 위해 모루와 망치를 들고 대장장이가 되었습니다. 그가 만든 강철 피톤(바위틈에 박는 못)은 튼튼해서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자신의 피톤이 바위를 흉물스럽게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었지만, 그는 즉시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돈을 벌 순 없다는 이유였죠.
대신 바위에 상처를 내지 않는 알루미늄 초크를 개발했습니다. 사람들은 망하려고 작정했냐라고 했지만, 산을 사랑하는 등반가들은 그의 진심을 알아주었고 회사는 더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것이 파타고니아 정신의 시작이었습니다.
파타고니아 본사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습니다. 대신 이런 사칙이 있죠.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하러 가라 (Let my people go surfing)"
일하다가도 좋은 파도가 오면 서핑을 하러 나가도 좋다는 뜻입니다. 직원을 놀게 하려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최고의 몰입과 창의성이 나온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양복 대신 반바지를 입게 했고, 일과 삶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융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덕분에 파타고니아는 이직률이 가장 낮은 '꿈의 직장'이 되었습니다.
2022년 9월, 83세가 된 이본 쉬나드는 또 한 번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회사 지분 100%, 금액으로 따지면 약 4조 원이 넘는 주식을 환경 단체에 통째로 기부해 버린 것입니다.
그는 편지 한 통을 남겼습니다.
"소수의 부자만 돈을 벌고 다수는 가난해지는 자본주의는 틀렸습니다. 우리는 매년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수익을 지구를 구하는 데 쓸 것입니다. 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입니다."
보통의 경영자라면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거나, 회사를 비싸게 팔아 떼돈을 벌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죽은 뒤에 기부하는 건 너무 늦다며 살아있는 동안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성공의 척도를 통장 잔고나 직함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가지지 못해 안달하고, 남보다 뒤처질까 봐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이본 쉬나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은 당신의 영혼을 기쁘게 합니까? 그리고 그 일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있습니까?"
그는 낡은 셔츠를 기워 입고, 헌 트럭을 몰고 다니지만 누구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에게 성공이란 돈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는 삶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독자에게 건네는 3가지 질문
1. 나에게 파도가 칠 때는 언제인가요? 이본 쉬나드에게는 서핑과 등반이 영혼의 충전소였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숨 쉬게 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나만의 '서핑'은 무엇인가요?
2. 돈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나만의 고집'이 있나요? 매출을 포기하고 피톤 생산을 중단한 것처럼,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나만의 원칙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3. 내가 정의하는 '성공'은 어떤 모습인가요? 타인이 부러워하는 삶 말고, 내가 스스로 만족하는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OOO을 이룬다면 내 인생은 성공이다"라는 문장을 완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