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경제적 자유의 진정한 의미

by 연승

사업을 하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장님, 대표님이라고 불렀지만, 실상은 ‘고소득 청소부’이자 ‘4시간 대기조 CS 상담원에 가까웠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또래 직장인 보다 조금 크지만, 내 삶의 질은 반비례 곡선을 그렸다. 친구들과 식사를 하다가도 “도어락이 안 돼요”라는 게스트의 전화를 받으면 밖으로 뛰어나가야 했고, 주말 아침 늦잠은 사치였다.


어느 날, 화장실 변기를 닦으며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퀭한 얼굴.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시 아프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내 노동력을 가장 비싼 값에 팔고 있는 자영업자일 뿐이었다. 내가 멈추면 돈도 멈추는 구조. 이것은 내가 꿈꾸던 경제적 자유가 아니었다.


진정한 자유는 내가 잠든 사이에도, 내가 여행을 떠난 사이에도 돈이 들어올 때 완성된다. 나는 그때부터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내가 돈을 위해 일하지 않겠다.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겠다.” 이 챕터에서는 내가 어떻게 노동의 굴레를 벗어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산이 자산을 낳는 ‘머니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돈을 ‘주인’으로 모시는 사람과 돈을 ‘직원’으로 부리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돈을 주인으로 모신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건강, 때로는 자존심까지 바친다. 돈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간다. 나 역시 그랬다. 숙소 청소비를 아끼기 위해 내 몸을 갈아 넣었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무리한 예약을 받았다.


하지만 ‘자본가’의 마인드를 갖기로 결심한 후, 나는 돈을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일해줄 수 있는 가장 유능한 직원이었다. 나는 돈에게 임무를 주기로 했다. “너는 가서 새로운 숙소를 구해와.” “너는 가서 세탁소를 인수해 와.”


내가 번 수익을 소비재(명품, 차, 사치품)에 써버리는 건, 유능한 직원을 해고하는 것과 같다. 반면, 그 돈을 재투자하여 새로운 자산을 만드는 건, 직원을 고용해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게 만드는 것이다. 돈이라는 직원은 불평도 하지 않고, 밥도 먹지 않으며, 24시간 내내 주인을 위해 일한다.


유명한 우화가 있다. 물이 없는 마을에 두 청년이 있었다. 한 청년은 매일 양동이로 물을 길어 날라 돈을 벌었다. 힘이 좋았던 그는 처음엔 큰돈을 벌었지만, 나이가 들고 병이 들자 수입이 끊겼다. 다른 청년은 당장의 수입을 포기하고 몇 년 동안 땅을 파서 ‘수도관(파이프라인)’을 연결했다. 파이프라인이 완성되자,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콸콸 쏟아지는 물을 팔아 평생 부자로 살았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마찬가지다. 직접 청소하고, 직접 모든 응대를 하며 버는 수익은 ‘양동이 수익’이다. 반면, 청소 매뉴얼을 만들어 위임하고, 자동 메시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아가 2호점, 3호점을 늘려가는 것은 ‘파이프라인’을 까는 작업이다.


나는 수익이 생길 때마다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첫 번째 수익으로 청소 이모님을 고용해 ‘청소 노동’에서 해방되었다. 두 번째 수익으로는 내국인 전용 숙소(삼삼엠투)를 세팅해 ‘플랫폼 리스크’를 분산시켰다. 세 번째 수익으로는 무인 세탁소를 인수해 ‘빨래 노동’을 없애고 추가 현금 흐름을 만들었다.


이제 내가 자는 동안에도 에어비앤비에서는 외국인 게스트가 결제를 하고, 삼삼엠투에서는 장기 숙박비가 입금되며, 세탁소에서는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것이 바로 돈이 나를 위해 일하는 시스템이다.


워런 버핏은 자산을 불리는 원리를 ‘스노볼(눈덩이) 효과’에 비유했다. 처음에는 주먹만 한 눈덩이를 뭉치는 게 힘들고 더디지만, 언덕 위에서 굴리기 시작하면 눈덩이는 알아서 커진다.


공간 비즈니스도 똑같다. 처음 1호점을 낼 때는 모든 것이 힘들었다. 자본금을 모으느라 뼈 빠지게 일했고, 인테리어 하나하나 내 손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1호점에서 나온 수익은 2호점을 만드는 종잣돈이 되었다. 1호점과 2호점에서 나오는 수익이 합쳐지자 3호점을 만드는 속도는 두 배로 빨라졌다.


이 속도에 가속도가 붙으면, 나중에는 내가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산이 스스로 증식하는 단계에 이른다. 내가 매년 1개씩 숙소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 원리 때문이다. 10년 뒤 10개의 숙소를 운영한다면, 나는 10개의 월급 통장을 가진 것과 다름없다. 그때가 되면 나는 더 이상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된다. 오직 ‘가치’와 ‘즐거움’을 위해서만 일할 수 있는 완벽한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돈을 펑펑 쓰는 삶’으로 오해한다. 페라리를 타고, 5성급 호텔에서 매일 저녁을 먹는 삶.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의 정의는 조금 다르다. 나에게 경제적 자유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이며, 내 시간을 온전히 내 뜻대로 쓸 수 있는 권리다.


프롤로그에서 말했듯, 나는 백혈병 투병 생활을 하며 시간의 유한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병원 침대에 누워 바라보던 창밖의 풍경, 흘러가는 구름 한 조각을 밖에서 봤던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때 다짐했다. 만약 다시 살 수 있다면, 남의 꿈을 위해 내 시간을 팔지 않겠노라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든 지금, 나는 비로소 시간의 주인이 되었다. 화창한 평일 오후, 텅 빈 카페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 사랑하는 아내와 언제든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없이 오늘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평온함. 이것이 내가 돈을 버는 이유이자, 300만 원짜리 명품 가방 대신 300만 원짜리 가구를 사서 숙소를 꾸미는 이유다. 나는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시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청소를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이 과정을 자동화할까’를 고민하고, 게스트를 응대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재방문율을 높여 마케팅 비용을 줄일까’를 연구한다. 그 고민의 깊이만큼 돈은 더 똑똑하게 일할 것이다.


대부분 부자는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부자는 자산을 모으고, 그 자산이 돈을 벌어오게 만든다. 빈방이, 누군가의 낡은 집이, 나를 자유롭게 해 줄 최고의 직원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그 직원에게 일을 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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