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고객과의 전쟁을 통한 멘탈관리

불만 고객은 나를 성장시키는 스승

by 연승

평균 별점 5개로 꽉채운 기록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던 어느날, 별 4개의 리뷰가 달렸다. 이유는 단순했다. 수건 크기가 작고, 화장실 냄새가 불쾌했다는 것. 우리는 주기적으로 정화조 업체를 불러 청소를 하고있었고, 수건을 요청하면 즉시 가져다 줄 수 있었다. 숙박 기간 동안 요구했으면 모두 해결 가능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퇴실 후 남겨진 불만 리뷰는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심지어 나는 그 게스트들이 일찍 체크인할 수 있게 도왔으며, 공항 가기 전 그들의 짐을 맡아주기도 했었다.


처음 그 리뷰를 읽었을 때, 나는 한동안 화면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불과 몇 줄 되지 않는 문장이었지만, 그것이 주는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내가 쏟은 모든 정성과 노력이 단번에 부정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왜?”라는 질문만이 맴돌았다.


억울함과 분노가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나는 분명 그들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규정보다 훨씬 이른 체크인을 허용했고, 공항에 가기 전까지 짐을 맡아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리뷰 속에는 내가 베푼 배려나 정성은 단 한 줄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편했다’는 기억만이 글로 남아 있었다. 그 사실이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고, 원하는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닐까?”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이런 경험과 리뷰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드시 또 다른 불만 고객을 만나게 된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는 만족하지 못한다. 사람들의 기대치는 제각각이고, 그 기대를 온전히 채워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슴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한 명의 불만 고객이 남긴 문장 몇 개가, 수십 명의 만족 고객이 남긴 칭찬을 모두 지워버리는 듯한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백 번 잘해도 한번 실수하면 끝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나?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건 아닐까?’


더 당활스러운 경험도 있다. 어떤 손님은 빈대가 나왔다며 연이어 사진을 보내왔다. 그들은 여행은 커녕 하루종일 세탁기에 매달려 있었고, 총 3L에 달하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일주일 만에 모두 사용했다. 게다가 빈대가 나왔으니 짜장면과 탕수육을 무료로 제공하라는 요구까지 했고, 나는 두 번이나 음식을 시켜주었다. 인원은 무려 7명, 총 20만 원의 비용이 지출되었다. 그들이 체크아웃 하자마자 세스코직원을 불러 집안을 샅샅이 뒤졌음에도 빈대는 나오지 않았다. 음식 비용 지출, 빈대로 인해 다음 예약을 받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운 마음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처음엔 대응도 서툴렀다. 속상한 마음에 길게 해명하고 싶었고, 손님이 너무 예민해서 그렇다며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득이 되는게 하나도 없다는 걸 금방 깨달았다. 그들을 겪으며 나는 멘탈을 관리해야했다. 불만 고객과의 전쟁은 곧 나 자신과의 전쟁이었다. 안 좋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끝도없는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 리뷰는 곧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음이 무너지면 서비스의 질도 흔들린다. 그래서 멘탈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4개의 리뷰는 이후에도 여러번 나왔다. 나는 차츰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고객에게 좋은 경험과 추억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억지스러운 요구는 담담히 흘려보내기로 했다.


정당한 피드백은 비즈니스를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부당한 불만과 억지는 멘탈 훈련의 기회다. 우리는 더 큰 수건을 준비해 놓았고, 분기마다 청소하던 정화조 청소를 두 달에 한 번으로 변경했다. 비용은 늘었지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작은 개선이었지만, 내가 느끼는 불안도 줄어들었다.


빈대로 밤낮 없이 연락하던 게스트를 통해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억지에 휘둘리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감정 소모하지 않으며, 소통의 경계선을 지키는 법이었다. 예전 같으면 ‘최악의 경험’으로만 남았을 일이 지금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고, 내 사업의 매뉴얼 중 하나가 되었다. 오히려 그들이 본토로 돌아가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짜장면을 떠올리길 바란다.


어떤 경우든 배움은 반드시 남는다. 리뷰와 불만은 호스트라면, 사업가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을 세운다면, 불만 고객 조차 나를 성장시키는 스승이 되는 것이다. 생각 하나를 고쳐먹으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억울함과 분노를 삼키며 버티는 법을 배웠고, 동시에 그것을 나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는 법도 익혔다. 여전히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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