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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밋너 Aug 12. 2024

안영수, 지금도 공연판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사람

2024-06-07, 안영수 주식회사 랑 대표 인터뷰

예전 같으면 스스로 ‘안영수’라는 사람을 정의할 때 ‘관종’이라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일반화되어 있는 공연판에서 다른 것들을 찾아보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중인 사람'. 관종은 스스로 관심 받는 걸 좋아하는 종류의 사람을 얘기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제가 이걸 마냥 좋아서만 하는 것 같진 않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실행할 때가 많죠. 


ⓒ혜전문
그는 어쩌다가 대학로 유명인이 되었나


주식회사 랑의 안영수 대표는 대학로의 유명인이다. 대학로에서 연극, 뮤지컬 좀 본다는 소위 '연뮤덕'에게 랑댚을 아냐고 물으면 10에 7~8은 고개를 끄덕일 거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배우도 아닌(물론 배우 경력도 있지만) 제작사 대표가 '덕'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유는 대체 뭘까? SM, JYP, 하이브의 대표가 누군지 다들 아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일까? 물론 그런 이유는 아니다. 안영수 대표가 유명한 건, 자주 보이고 많이 일하고 가까이서 소통하기 때문이다. 덕들이 모를 수 없을만큼. 그래서 대학로 중심 연극·뮤지컬 뉴스레터 <혜전문> 런칭을 앞두고, 안영수 대표를 번째 인터뷰이로 하자는 의견에 모두 이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컨택은 순조로웠다. 이전에도 몇 차례, 다른 에디터가 랑에서 제작한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경험도 있고 안영수 대표 자체도 인터뷰를 고사하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상호 간에 적극적으로 인터뷰가 성사됐고, 첫 호 발행을 앞두고 빠르게 일정이 잡혔다. <엠. 버터플라이>와 <빵야> 때문에 잡아두었던 최정우 배우 다음날이었다. 이틀 연속 롱폼 인터뷰. 하는 것까지야 괜찮지만 녹취 풀고 정리하고 완성할 생각까지 하면 조금 빠듯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질문지를 바로바로 써내려갔다.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답게, 그리고 본인 스스로를 '관종'이라 표현하던 사람답게 그의 흔적은 꽤 많은 매체의 인터뷰 기사로 남아있었고 덕분에 20개가 조금 안 될 정도로 넉넉한 질문이 뽑혀나왔다. 


인터뷰를 위해 스터디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건, 안영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일관성이었다. 2017년 뮤지컬 <이블데드>의 에드 역으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제작사 대표가 배우로 데뷔한다는 독특한 스토리로 인해 가장 많은 매체 기사가 나왔는데, 그런 특이점을 떠나서 <난쟁이들> 싱어롱을 비롯해 마케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많은 주목을 받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기자들은 수치로 드러나는 성공담과 이야깃거리가 되는 독특한 소재들을 좋아하니까(당사자성 발언). 어쨌든 그 일련의 흐름을 타고 쭉 이어져 온, 여러 매체와 인터뷰 속에서 안영수 대표는 늘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공연을 제대로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공연에 어울리는 마케팅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연이 잘 되게 하려면 공연을 잘 알아야 한다'. 결국 팔아야 할 상품(Product)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팔아야 할 대상(Target Audience)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케팅적으로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걸 실행으로 옮겨 성공시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그것도 공연 업계-일반적인 B2C(Business to Consumer) 시장과 판이하게 다른-에서는 더더욱. 안영수 대표의 성공 에피소드가 하나둘 쌓여나가는 걸 보며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이기도 하고.


ⓒ혜전문
일단 해볼까요, 빼지 않는 사람

예전 필드의 경우, '대표' 같은 직함이 붙는 사람과 인터뷰하는 건 꽤 피곤한 일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뽑아내고 싶어하는 홍보의 방향성이 워낙 확고한 사람들이라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주제가 대체로 한정적이었고, 늘 바빴으며,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조심스러운 경우가 많아 질문만 10개가 넘게 준비해갔다가 기껏해야 질문 2~3개 분량의 답변이나 얻어내고 돌아올 때가 많았다. 물론 이건 필드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지만, 선수나 감독을 인터뷰할 때와 확연히 다른 결과물을 완성하며 이래저래 속상한 마음을 품을 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사실 호기롭게 <혜전문> 1호 인터뷰이로 안영수 대표를 추진해놓고, 질문지를 만들어 마주보고 앉는 그 순간까지도 약간 우려되는 부분은 있었다. 가장 큰 우려는 역시, 원하는 만큼 깊이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고. 아무래도 대표라는 직함이 있다보니 <혜화로운 공연생활>과 같은 자컨이 아닌 이런 류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썩 드러내려하지 않거나,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느라 조심성 넘치는 밋밋한 답변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인사를 나누고, 첫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다. 안영수 대표는 절대 '빼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떤 '빼지 않는' 인터뷰를 했는지는 <혜전문> 뉴스레터 구독 후 지난 뉴스레터 보기를 통해 확인해주시면...... 매우 좋겠지만 링크를 남겨놓는다 ㅎㅎㅎ 확실한 건, 인터뷰를 갈무리하면서 오히려 내가 '이런 표현이 나가도 되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름질을 열심히 한 문장들이 꽤 된다는 거다. 이런 재미에 인터뷰를 하지. 그러면서도 동시에 넘어야 할 선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칼같이 구분하는 그 애티튜드에 어느 순간 우려는 모두 날아가버렸다.



또 하나. 인터뷰 외적으로도, 앞장 서서 각양각색의 몸으로 뛰는 마케팅을 실천하는 대표답게 우리의 모든 요구에 군소리 하나 없이 적극적으로 응해줬다는 점이 엄청나게 인상에 남았다는 것도 적어둔다. 통상적인 '대표' 인터뷰라면 결코 찍지 않을 다양한 포즈, 소품을 활용한 촬영들, 거기에 폴라와 '캐입터뷰'까지 뭘 부탁해도 '이건 좀...' 하며 어려워하는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흔쾌히 다 해내는 모습에 솔직히 좀 감탄한 것도 사실이다. 이 사람이 '대수', '대버지'라고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구나, 하고. 그래서 인터뷰를 마치고 술 마시러 넘어가는 길, 나도 모르게 대학로 쪽을 바라보며 대버지, 만수무강하시고 열일하십시오, 했다는 사실.


↓무려 동영상, 캐입터뷰 많이 봐주세요. <이블데드> 절찬리에 공연 중

[혜전문] �캐입터뷰 �뮤지컬 이블데드 에드의 ⭐단독 인터뷰⭐


위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저와 서울자치신문 에디터들이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극장 연극·뮤지컬 뉴스레터 <혜전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구독... � 부탁드립니다... 이번주까지 뮤지컬 <접변> 구독자 이벤트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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