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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Sep 24. 2023

도너츠쿠폰은 2명밖에 못줘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가 한참을 말이 없더니 오늘 학원에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 여름방학 특강을 들은 학생중에서 2명만 도너츠쿠폰을 받았다는 거다.

특강 들은 학생은 반에서 3명의 여학생이었는데, 자신만 빼고 나머지 여학생 2명에게만 도너츠쿠폰을 줬다는것.


아이 : 선생님 저도 방학 특강 들었어요.

남자 선생님 : 반에서 딱 2명만 쿠폰을 받을 수 있어서, 너는 없어.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야기 하는데, 도너츠 쿠폰이 뭐라고. 사실 3500원 짜리 쿠폰이다.




그동안 학원에서 시험을 잘치거나, 숙제를 잘해서 자주 받은적이 있어서 꼭 받아보고 싶은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했다. 아이도 나도.


남편은 별일 아니라고 그냥 지나가고 했지만, 엄마인 나로서는 속상한 딸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할 수 없었다. 사실  몇주 전부터 남자 담임선생님은 그 여학생 2명만 토요일에 따로 특강을 잡아서, 둘에게만 보충 수업을 따로 하고 있었다.


사실.. 그 여학생 중 한명은 지난번 반편성 시험에서 승급을 할 수 없었다. 반편성 시험을 치는날 해외여행을 갔고, 시험을  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전 시험에서 계속 평균점수보다 낮았다. 그렇지만 반편성 전날 학생 어머니가 샤넬 명품가방, 스타벅스 커피 여러잔, 마트에서 파는 캔커피, 제과점 빵을 양손가득 들고 수업 중에 왔었고. 선생님과 화기애애한 이야기 시간을 보낸 후 그 아이는 윗반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남자 선생님에게는 해외여행에서 돌아왔다며 명품 브랜드의 비누를 선물했고, 그 뒤로 그 학생과 그 옆의 학생까지 같이 특강 수업을 토요일에 따로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잘하는 학생에게 인원수 제한없이 돌아갔어야 하는 도너츠 쿠폰까지!

그 남자선생님은 그 아이와 옆의 친구에게 주었다.


3500원 도너츠 쿠폰. 종이컵에 들어있는 6개 정도의 미니 도너츠를 먹을 수 있는 쿠폰 이다.


처음에는 어쩔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넘어가서는 다음에도 이런일들이 점점 더 심해질거 같아서 선생님에게 문자메세지로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은 앞으로 우리아이에게 특별한 대우를 좀(?)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대우보다는 공평하게 아이들을 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마무리가 되었고,





그전에 학원에 연락해서 쿠폰의 기준을 물었다.


쿠폰의 기준은 지난 여름방학 특강 대상자 중에서 우수한 학생 42명에게 주는것이고, 반마다 정해진 인원은 없으며 많으면 많이 적으면 적게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선생님의 말에서 2가지 모순이 있었다.

1. 성적이 다소 떨어졌던 여학생 2명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서 줬다는 것.

2. 반에서 딱 2명만 줄 수 있어서, 안타깝게 우리아이에게 줄 수 없었다는 것.


한시간 뒤에 남자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원장 선생님에게 엄청 혼났어요. 제가 쿠폰을 주는 기준을 오해해서 잘 못줬습니다. 다음주에 아이에게도 쿠폰을 줄게요. 그 여학생 2명은 성적이 안좋아서 사기를 올려주고 싶어서 쿠폰을 줬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쭉 토요일에 특강을 진행할 거에요. 다음 수업시간에는 아이에게도 특강을 받고 싶은지 물어보겠습니다."


도너츠 쿠폰이 문제가 아니다.


학부모에게 선물을 받고 그 2명의 여학생만을 집중 관리 대상인거 처럼 편애하는 남자 선생님의 행동에 기분이 상했다. 요즘에도 이런 선생님이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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