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자

과거를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

by green

설렘을 가지고 이사 온 아파트에서는 완벽하게 행복했을까?


새 아파트로 이사온지 일 년 정도 되었을 때 남편의 직장이 먼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 그래서 이사온 첫해 부터 3년동안 주말에만 집에 왔다. 새 아파트에서 살았던 5년중에서 3년은, 연년생 아이들과 나만 살았던 것이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새로운 동네에서 혼자 어린 아이들을 키운다는건 정말 힘들었다. 예전의 기억을 잊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서 이사를 했지만, 이사온 의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육체적으로도 피곤했지만, 혼자서 모든걸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다행히도 위아래 옆집 이웃들은 굉장히 친절하셔서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잘 지내는 이웃들도 있었지만, 동네에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여왕벌도 존재했다. 왜 이런 일들이 나에게 생기나 싶어서 타로 점도 많이 봤고, 또다시 이사가고 싶어졌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 집근처 지하철 역 근처에 있는 사주카페에 들렀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후기가 너무 좋았고 잘 맞춘다고 했다. 사실 알고보니 그 후기들은 블로거들에게 무료로 사주를 봐주고 얻은 가짜 후기 들이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굉장히 허름해서 들어가기 싫었지만, 이미 예약을 하고 온터라 호기심에 들어갔다. 사실 진짜 내 인생이 궁금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고 뚱뚱한,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워 보이는 아줌마가 책상에 앉아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예약 하고 온 사람입니다."

"오늘 예약이 12시 인데 왜이렇게 빨리 왔어요? 나는 매일 아침마다 등산하고 오는데요. 여기와서 화장도 여유롭게 하고 커피도 한잔 마셔야지 기분 좋게 사주를 볼 수 있거든요. 내가 지금 너무 급해. 오늘은 그걸 못하잖아요."


당황스러웠다. 나도 그날 아침에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온거라서 힘들었고, 약속 시간에 맞춰 오느라 수업도 다 듣지 않고 중간에 온거였다. 기분이 나빠서 그냥 갈까하다가, 요즘 안 좋은 일들이 자꾸 생기기도 해서 참고 사주를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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