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여섯시의 6我일기
엄~마... 엄. 마!
아이가 훌쩍거리며 우는소리가 들린다.
다섯시 사십오분.
여섯시 전후로 깨는데 오늘도 역시나.
이어폰을 빼고 방으로 살금살금 들어간다.
혹시나 다시 잘까 봐 방문 앞에 잠시 멈춰 섰다.
엄마~~ 으어어어어엉~
안되겠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곁에 반쯤 누운 자세로 앉았다. 살며시 토닥이며 달랜다.
엄마 왔어. 괜찮아??
아니야. 나는 안 괜찮아~ 으어어어엉~
형아가 내 레고 부쉈어~~
한참을 서럽게 운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다.
조명을 낮추고 잠자기 모드를 슬슬 조성한다. 안방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사건이 벌어졌다. 겨울씨가 레고로 만들어 놓은 '다리가 아주 긴 사람'을 형아가 모르고 툭 건들었다. 책상 위도 아니고 의자 위에 살포시 놓여있던 레고 사람. 다리가 길어서 좀 불안하다 했는데 예상대로다. 치워둘걸.
바닥으로 떨어져 조각조각 부서진 그 모습이 잠결에 생각났나 보다. 형아가 사과하고 다시 조립해서 원하는 대로 잘 맞추고 잤는데 아름다운 마무리보다 '그 사건'이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나 보다.
그래 그럴 때가 왕왕 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되고. 그 과정은 수월하기도 하고 지난하기도 하다.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다가도 이미 지나간 '사건'만이 강하게 남아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한없이 마음이 쪼잔해진다.
나는 왜, 그리고 그는 왜, 그때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나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서운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별것 아닌 것에 참 애쓴다며 애잔한 생각마저 든다.
토닥이며 생각한다.
얼른 자라. 쓰던 건 마무리하게.
머릿속으로 헤아려본다. 그 부분만 이렇게 고치면 되겠어. 30분이면 될 것 같아.
내 마음을 알았을까.
아이는 내 품으로 꼬옥 파고들며 말한다.
엄마 가지 마.
엄마 공부하지 마, 나랑 같이 있어.
......
참......
먹먹하다.
엄마가 뭐라고.
너에겐 온 세상인 나.
도란도란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가을씨마저 깨 내 옆으로 슬금슬금 온다.
나도 엄마 옆에서 잘래.
오늘도 아들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다.
음... 싫은데 좋다. 이 마음을 어뭉들은 잘 아실 거다.
이렇게 아이들은 엄마의 약점을 훅! 파고든다.
그냥 잠이나 잘까. 안돼! 마무리해야지.
아니야 그냥 잘까. 그러자 인생 뭐 있어.
그렇게 우리는 여덟시 반까지 푹 잤다.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EBS2를 켠다.
여느 날처럼 물을 끓이며 후다닥 아침을 준비한다.
오늘도 시작이다. 울고 웃고 부대끼며 지지고 볶겠지.
이만하면 좋다. 나쁘지 않아.
여섯시의 흔들리는 자뻑 6我일기
끝.
@글쓰는 별사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