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사탕앤디 May 12. 2021

이것은 박스가 아니다

가끔 쓰는 시




오늘도

15kg 박스 한가득

채소를 담아 보내다


양배추, 고구마, 양파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눌러 담은 티가 난다


박스 앞에 멍하니 앉아

어떻게 정리할까

뭐해 먹으면 좋을까

누구랑 나누어 먹을까

가만히 생각하다가


얼마 전에 상해버린

양배추 반 통이 마음에 걸려

눈물을 쏟고 말았다


아아 우리 어멍

당신 무릎은 안녕하신지


쭈그리고 앉아 채소를 담고

이 큰 녀석을 끙끙대며 옮겼을

처연한 뒷모습이 스친다


이것은 박스가 아니다

이것은 자연의 시간이다


이것은 박스가 아니다

이것은 애틋한 사랑이다




@글쓰는 별사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