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
마음으로 읽는 엄마의 영어그림책
<Puff the Magic Dragon>
Written and Sung by
Peter Yarrow, Yenny Lipton
with paintings by Eric Puybaret
매직드래곤 펍과 재키의 우정이야기
더 이상 오지 않는 재키를 기다리는 펍의 슬픔은
새로운 인연으로 치유될까
© artur_luczka, 출처 Unsplash
마법의 용 펍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초록빛과 골드가 어우러져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연결되는 표지를 쭈욱 펼쳐보면 재키가 펍의 꼬리를 타고 신나게 노는 모습이 보입니다.
펍과 재키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재키는 단짝 펍과 좋아하는 장난감과 물건을 공유하고 싶어합니다. 그 뿐인가요, 소중한 '지금 이 순간'도 함께 합니다.
함께 배를 타고 항해를 합니다. 돌고래 친구들과 교감하는 펍의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재키는 펍의 꼬리에 올라타서 망원경으로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함께 탐험해보고 싶은 것일까요.
숲에서 함께 나무를 타며 놀기도 합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다정함이 가득 담겨있어요. 이렇게 펍과 재키는 차곡차곡 그들만의 추억을 쌓아갑니다.
A dragon lives forever,
but not so little boys.
그러던 어느 날, 그 날이 왔습니다. 재키는 더 이상 펍을 만나러 오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펍은 영원히 살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의 삶은 유한합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운명이에요.
작은 소년이었던 재키는 더 이상 펍과 함께 노는 것이 즐겁지 않았나 봅니다. 어른이 된 재키는 펍을 떠나가고 슬픔에 잠긴 이 커다란 용은 재키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슬프게 고개를 떨굽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던 친구들도 슬프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사실 관계라는 것이 가까웠다가 멀어지기도 하고, 서먹했다가 다시 인연인 듯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일련의 변화속에서 우리는 인연의 시작이 있으면 그 다음은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머리로는요. 하지만 선뜻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무수히 많은 관계의 고리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언젠가 나의 품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아이들,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갈 부모님, 갑작스레 떠나간 지인들. 다가오고 멀어지고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들.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이 소중하고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나와 내 눈 앞에서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소중한 관계에 온전히 집중해봅니다. 생각나는 친구에게 '그냥' 전화를 걸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다가가 '괜히' 꼬옥 껴안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기쁘게 충실하게 채워가다가, 재키의 그 날처럼 떠나야만 하는 날이 올 때, 사랑과 축복을 가득 담아 보내줍시다. 아리도록 허전함을 느끼고 괴로워하겠지만 두려워 하지 않겠습니다. 그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인연이 찾아올테니까요. (라고 말하지만 사실 많이 두렵고 그런 날 따위,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재키가 떠나가고 실의에 빠진 펍에게도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새로 찾아온 인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펍의 얼굴을 다시 환하게 만든 이는 과연 펍과 재키가 나누었던 촘촘한 날들의 추억의 시간으로 채워질까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글쓰는 엄마
@별사탕
+
이 그림책의 감상포인트!
노래를 함께 곁들여야 합니다.
원곡과 그림책의 노래가 조금 다른데요.
그 포인트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