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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앤디 Oct 12. 2020

코로나 시대, 당신은 선택한 블루는 어떤 것인가요

blue by laura vaccaro seeger


마음으로 읽는 엄마의 영어 그림책

<blue>

by laura vaccaro seeger

(저자의 의도인지 소문자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blue>

by laura vaccaro seeger


blue라는 단어에 담긴 수많은 감정

인생의 순간이 한 장면씩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 steve_j, 출처 Unsplash



'블루'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요즘 더없이 좋은 파란 가을 하늘이 떠오르고 우울감이 가득 담긴 코로나 블루도 떠오릅니다. 바다의 청량함과 시원한 파도가 떠오르기도 하고 새벽 공기의 알싸한 블루도 그려집니다. 




<blue>

by laura vaccaro seeger


이 책은 한 아이의 성장과정에 있었던 주요 장면을 'blue'라는 단어로 탁월하게 표현해 냅니다. 그림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기에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두 바닥의 그림마다 한 문장도 아닌 단 두 단어를 곁들여 이야기를 전개시킵니다. 


아기와 강아지가 나란히 엎드려서 자고 있는 모습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baby blue

berry blue

maybe blue

......



아이와 강아지는 아기 때부터 오랜 순간을 함께 합니다. 이들에게만 세월이 비켜가는 일은 안타깝게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기가 유아가 되고, 이어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는 동안 강아지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아기 강아지도 장성한 모습으로 또 노년의 모습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이 모든 순간을 열여섯 가지의 파랑으로 이야기합니다.








원서로 읽어야 하는 책


이 책은 감히 말하자면 원서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 <세상의 많고 많은 파랑>에 담긴 언어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blue'와 '파랑'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느낌을 정확히 매치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블루가 가지고 있는 시원함과 우울함의 중의적 의미 때문입니다. 기쁘고 희망찬 언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코로나 블루처럼요. 


I feel blue.

나 파랑해.

나 우울해.


so blue

deep blue

true blue

......



깊은 우울과 좌절과 상실을 표현한 'blue'를 '파랑'이라는 단어로 단순히 바꿔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작가는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길고 장황한 말보다 가만히 숨 죽이고 귀를 기울여주는 한 숨의 여백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요. 



올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이 힘들고 블루한 해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 블루, 긴 장마의 블루, 태풍도 여러 차례 왔었고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일들에 좌절하고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지금 여기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어요. 모두에게. 



자연의 빛이 하나가 아니듯 어떤 사건에 대한 해석과 의미도 제각기 다릅니다. 고단함을 토로해야 할까요, 아니면 지금 가족 모두 건강히 살아남아 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음을 그저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면 그저 한 줌의 빛과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겠지요. 직면하고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하기를 택해요. 살아 있으니까, 살아가야 하니까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2020년, 계획을 수정하고 또 수정해야 했던 한 해. 저는 아직 석달여 남은 기간 동안 새벽의 아스라한 블루와 함께 더없이 맑고 파랑한 스카이 블루를 한껏 즐겨보려고 합니다. 이게 최선의 선택인 듯 보여요. 그래도 달리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쯤에서 질문을 던져보고 싶어요.

위드 코로나 시대 당신의 선택한 블루는 어떤 것인가요?

당신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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