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평화는 너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찾아 와

같은 장소, 다른 얼굴

by 류예지






비가 오긴 했었나 싶게

푸른 밖을 보며 생각했다.


시퍼런 하늘이

새털처럼 흩어진 구름이

빨간 지붕과 녹색 옥상이

빨래가 펄럭이며 잘 마르는

환한 대낮이

너무나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있다고.


어떤 날의 평화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찾아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