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무르익는 계절. 어디서 오는지 당최 알기 힘든 그리움도, 외로움도.. 건조한 흙내음이 나는 것만 같은 감정들. 그런 감정들만 기막히게 무르익는 계절.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혹시 나한테 외로운 냄새가 날까 봐 걱정이 된다. 외로워 사무치는 사람의 냄새. 그 건조한 흙내음말이다. 비가 와도 금방 말라버리고, 주변의 것들마저 마르게 해 버리는 사람. 그런 사람의 냄새가 나면 어떡하지.
외로운 냄새를 아는 사람은 같은 냄새를 가진 사람을 알아본다. 맡을 수 있다. 근데 되게 싫다. 그냥 피하고 싶다. 하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내 손위에 그의 외로움이 한가득 담겨있고. 우리 서로를 마르게 할 뿐일 텐데. 알지?
아, 나를 그대로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그러면서도 나의 외로움을 그가 알아채지 못하면 왜 이렇게 실망스러워질까? 그래서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나 보다. 같은 냄새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공감할 수 없는, 그 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는 결코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사랑할 수가 없는 이상한 인간들. 나처럼 외로운 냄새가 나는 사람이 너무 싫다. 하지만 나를 채워줄 수 있는 것도 그런 사람뿐이다.
영원히 버석한 마음에서 나온, 그 속에서 나온 진짜 눈물이 아니면 감동받을 수가 없는 인간들. 충만하고 흘러넘치는 것들에는 되려 잠겨버려 질식해버리는 인간들. 그래서 버석거리는 서로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 외로운 냄새가 영원히 나는 인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