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삶에 대한 생각

by 앤드장

"기적이라는 건?"

'이뤄질 수 없는 게 일어나는 일.'


사전을 찾아본다.

1)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2) 신(神)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




내게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난 기적을 바라고 있다.

일상―생산활동에 제한적이고 나의 감각을 컨트롤하는 일―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가장으로서 할 일을 못한다는 책임에 대한 자책이며 간절함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까지 신의 가호를 받아 인생성공의 장타를 날리는 샷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나는 병에 대한 해답을 기적으로 간주하고 신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절대 나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병이라고 무의식 속에 깊게 박아놓고 돌고 돌아 결국 병에 연연하니 불행의 나날일 수밖에….

욕심이련가, 미련이련가, 집착이련가???

받아들이고 이로운 것에 집중하는 그가 존경스럽다. 그 경지까지 간다는 건…, 그간의 자신을 수련한 결과인가? 감히 짐작할 수가 없다.

나는 아직 모자라서, 나를 다그치고 채찍질하고 얼르고 달래야 한다.

그래서 글로 나를 다독이고 있지 않은가?

내가 원치 않는 이 무거운 단어들로 여백을 빽빽하게 채우면서….

점점 심해질수록, 과거의 나를 붙잡으려 할수록 더욱더 무겁게 나를 짓누를 것이다.


한낮에 흐르는 카페의 재즈음악처럼,

위에서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끝을 알 수 없이 드높고 널따란 푸른 저 창공처럼,

여유롭게, 자연스럽게, 평화스럽게 나를 내버려 둘 순 없는 것인가?

그러기 위해선 변화도 발전도 아닌, 나를 무의식까지 통째로 바꿔야 한다. 그간 내가 살아온 방식이 아닌, 내가 담아 온 생각이 아닌, 새로 태어나야 한다.

변신…

바퀴벌레가 된 그처럼,

신이 된 그처럼,

나 자신에게 자존심 같은 건 없는 아주 너그러운 사람으로….

겁이 없고 배짱이 두둑한 담대한 사람으로….

말뿐이 아닌 가슴까지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전엔 기적은 없다.


이렇듯 만족 못하고 당장의 불편함만 이야기하며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의 내가 딱하다.

나의 바람은 불가능한 기적이 아니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 시간이 해결할 수 있는 기적이건만….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오는 봄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자.

하루하루 작은 것들을 성취하고 소소한 만족을 느끼며 지내는 것이 내가 컨디션을 유지하며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겠지?

그러다 보면 행복해질 수도…….

인간은 본래 행복을 추구한다니 그게 이생에서 잘 사는 방법일 게다.

작더래도 행복감을 느끼며 살다 보면 진짜로 행복할지니.

로또를 사고 항상 낙첨돼도 살 때의 기대감을 기억하고, 조깅하며 하루하루 목표를 세워보고, 여의치 않으면 산책해도 괜찮다. 나아지지 않았다고 다그치거나 실망하지 말자. 변비걱정으로 먹는 즐거움을 너무 포기하지 말자.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나의 어설픈 요리를 맛있게 먹는 누군가 있다는 것과 아직도 누군가를 생각하고 함께하며 감정을 나누며 배려할 수 있음에 감사를…, 아들이 모나지 않게 자라고 있음에 감사를….

이렇게 소확행이 즐비한데, 언제까지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것인가?

이런 맘을 가지게 되는 게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행복을 깨닫는 기적.


그래, 간절함의 대상이 잘못됐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나의 책임을 다하는 것, 나로 사는 것이다.

고로 내가 원하는 기적은 나의 변신이다.

내가 변신하면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기적은 병의 완치가 아니라, 나의 변신이다.


기적이라는 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기적일 수 있다.'


P.S

돈 벌지 못하는 것에, 가장으로서 할 일을 못하는 것에 너무 자책하지 말자.

일반인이 되기까지 좀 기대도 돼.

난 다시 정상이 되어 도움이 될 수 있는 희망이 있으니.

단지, 나를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기적 #변신 #소확행 #함께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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