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카톡왔숑', '카카오톡', 글씨만 봐도 소리가 들려요
라는 단어를 보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나요? 기업이나 점포, 제품의 이름, 혹은 그 이름을 상징하는 로고 같은 것을 연상하는 게 보통일 겁니다. 그런데 ‘소리’도 상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거예요.
상표의 주된 기능은 나와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는 데 있습니다. 식별을 위해 다양한 감각적인 표현 수단을 이용하죠. 기호나 문자, 도형을 넘어 소리나 냄새, 입체적인 형상도 상표의 요소가 될 수 있어요.
많이 쓰이던 기존의 알림음을 다듬고 새로운 보이스 알림음과 생활음들을 풍성하게 추가했죠. 그중 고유의 상징성을 가진 소리들은 상표로 출원했습니다. 10월 22일, 특허청은 카카오의 소리 상표 3건 '카톡' '카톡왔숑' '카카오톡'에 대해 출원을 공고했습니다. 심사를 마치고 거절 이유가 없는 상표에 대해 출원 내용을 공개하는 절차인데요. 2개월 동안 이의 신청이 없으면 등록이 완료되는 일종의 마무리 과정이죠.
카카오에서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에 관한 실무를 담당하는 크루(Krew) 앤드류는 이번 상표권 출원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2012년 상표법 개정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의 ‘징글(Jingle. 광고 및 기타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는 짧은 곡. 사운드 브랜딩의 한 형태)’이 상표권을 획득하기도 했어요. 카카오톡 알림음 정도라면 한국인들이 가장 친숙하게 느끼고 있을 법한 소리들일테죠. 당연히 상표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자들과의 소통을 담당해 온 브랜드마케팅팀 크루 스텔라(Stella)가 히스토리를 꿰고 있어서, 초창기 알림음을 제작했던 사운드 스튜디오 등과 빠르게 소통하며 출원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카카오톡 알림음 외에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리 상표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글로벌 브랜드로는 인텔(Intel)사 광고에 쓰인 징글이나 MGM영화사의 사자 울음소리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겠네요. 국내에서는 SKT의 ‘생각대로 T’, ‘라이나 생명’의 징글, 대상 ‘청정원’의 멜로디가 유명하죠. 예시만 봐도 귓가에 소리가 들리는 것 같죠? “별이 다섯 개”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돌침대 브랜드도 소리 상표권을 갖고 있대요. 개그맨 정찬우-김태균 님의 유행어 네 음절 “쌩뚱맞죠?”도 있어요.
카카오톡이 사용되는 상황은 날로 다양해지고 채팅방마다 느껴지는 감정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글이나 이모티콘들은 채팅방 안에서 내 감정과 의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팅방 밖에서는 새로운 알림음들이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죠.
한편 알림음 업데이트 당시부터 최근까지, 한 커뮤니티에서는 보이스 알림음 “자니?”가 엑소(EXO)의 메인보컬 첸(CHEN)의 목소리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사실을 밝힙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알림음 제작 및 업데이트를 진행한 카카오 크루 대런(Darren)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