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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 Aug 31. 2020

선물하기의 시작

전형성을 벗어나 스스로 세운 게임의 룰

‘채팅창에서 고마운 감정을 더 잘 전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시작이 된 작은 발상이다. ‘상품’이 아닌 ‘선물’과 ‘감정의 전달’을 앞세운 이 서비스는 지난 10년 간 모바일 커머스의 새 지평을 제시해왔다. 선물하기의 초창기와 성장기에 함께 했던 두 크루, 드웨인(Dwain)과 리아나(Riana)를 만나 당시를 되짚어봤다. 

 

#태동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2010년 12월 23일 첫 선을 보였다. 카카오톡은 이용자 수 500만여 명(당시 스마트폰 보급대수는 710만여 대)을 기록하고 있었다. ‘간편 결제’ 같은 솔루션도, 커머스 플랫폼도, 더보기 탭도 없던 시기였다. 채팅창 안에서 선물을 필두로 고마운 감정을 더 잘 주고받을 수 있다는 혁신성과 편의성이 거의 유일한 무기였다.


첫 출시 당시 선물하기.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GS25 등 15개 제휴사의 100여 개의 상품이 입점했다.


초창기, 카카오의 첫 수익 모델이라며 이목이 집중됐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빅 임팩트(big Impact)는 아니라는 내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카카오 선물하기는 퀀텀점프(Quantum jump)를 기대하던 내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출시 후 1년 뒤, 선물하기는 주력 비즈니스 목록에서 뒤로 밀렸다. 기획과 전략을 담당했던 드웨인이 당시를 회고했다. 


“2011년 10월에 ‘사업팀’으로 입사했어요. 카카오톡으로 어떤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조직이었죠. 카카오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한정된 리소스를 선물하기가 아닌 다른 서비스에 투여 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요. “여타 온라인 상거래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으니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꼭 한번 살려보자”라며 몇 명만이 고집을 부렸죠.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회사가 전략적으로 내세울 사업을 기획하면서 선물하기도 부업처럼 하는 걸로요.”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한 사업이었던 만큼 늘 리소스가 부족했다. 개발자들은 익숙해질 만하면 다른 업무를 맡아 이동했다. 마케팅 예산 책정은 언감생심이었다. 회사는 카카오톡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반기, 연간 성과 리포트를 정리할 때마다 “6개월만 더 해보시죠”라며 설득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경험의 혁신, 게임의 룰

모바일에서 거래한 것을 주고받기 어렵던 시절이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탄생 이후 여러 기업들이 경쟁 상품을 내놓았지만, 문자 메시지 플랫폼에서 임팩트를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초기 영업망을 꾸리고 상품 구성을 담당한 리아나는 카카오톡이라는 대화형 플랫폼이 요소요소에서 부스터(Booster)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종전에 누군가에게 선물하던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서 주소를 묻고,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해줘야 했죠. 잘 받았는지 여부도 보내는 사람이 확인해야 했고요.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이 모든 과정을 생략시켜줬어요. 선물 받는 사람을 지정하고 결제만 하면 끝. 경험의 혁신이죠. 타인을 위한 구매의 특성상 ‘최저가 비교’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어요. 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이왕이면 상대방이 받았을 때 좋아할 만한 브랜드를 고르고 싶은 마음이 앞서니까요.” 


카카오는 이미 짜인 게임의 룰이 아닌, 직접 제시한 룰을 기반으로 새로운 판을 펼쳐나갈 수 있었다. 서비스가 커 나가는 과정에서 좋은 브랜드들이 연쇄적으로 참여했다. 카카오와 파트너들이 성장하며 이용자 가치도 상승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환불, 유효기간 연장? 당연한 걸 왜?

케이크나 커피처럼 ‘작은 정성’을 표할 수 있는 제품들이 초창기 성장을 이끌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은 선물하기 입점 후 케이크 매출이 음료 매출에 육박하게 되는 기현상도 겪었다.  순탄하게 보였지만, 속사정은 간단치 않았다. 복잡하던 결제 방법을 간편하게 정리하기까지 2년, 제품 라인업을 내부에서 밀접하게 관리하며 상품별 고객 반응에 대응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을 꾸리는데 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드웨인은 분기점을 맞이했던 그때를 이렇게 기억했다. 


“2014년도 까지 카카오톡이나 이모티콘, 카카오스토리, 보이스톡, 게임하기 같은 빅히트 상품들이 연이어 등장했죠. 나름의 성장을 해 왔지만, 수천만 이용자를 자랑하는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들 사이에서 선물하기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었어요. 다시 한번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이용자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데 크루들의 생각이 모였어요.” 


당시만 해도 유효기간 안에 사용하지 않은 쿠폰은 환불받기가 무척 어려웠다. 사용 기간 연장도 단 한 번만 할 수 있었다. 2014년 7월 1일, 카카오가 또 한 번 룰을 바꿨다. 공급자 편의의 환불-유효기간 연장 정책을 이용자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대폭 수정한 것. 유효기간을 넘겨도 쉽게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톡 안에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유효기간도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게 바꿨다. 


태생부터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온 서비스는 한층 강력해졌다. 당연한 것을 실천한 카카오가 시장의 해묵은 논리들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블루 오션

출혈경쟁을 하지 않는다. 잠재된 시장을 발굴해 차별화와 원가 우위를 동시에 추구하며 성장한다.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에 관한 설명이다. 적자를 감내하고 출혈 경쟁하던 이커머스 업계 ‘레드 오션(Red Ocean)’의 룰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배제할 수밖에 없었던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팅창에서 고마운 감정을 더 잘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타인을 위한 모바일 쇼핑’이라는 새로운 영토가 생겨났다. 거듭된 이용자 경험 혁신은 카카오톡 플랫폼과 결합돼 강력해졌다. 그 결과, 선물하기는 한국인 10명 중 7명이 경험해 본 커뮤니케이션 필수 도구가 됐다. 이제는 하루 50만 여 명, 3,800만 여 명이 경험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선물하기의 성장은 2018년 12월 카카오 커머스의 별도 법인 독립을 견인하기도 했다. 


선물하기는 볼륨 세일(Volume Sale)이나 트래픽(Traffic) 같은 전형적인 논리를 벗어나 서비스의 가치로 회사와 이용자 간의 균형점을 찾았어요. 선물을 통해 관계가 깊어진다는 이용자 가치에 집중했죠. ‘카카오스러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간 고민했던 보람을 느꼈습니다.” _ 드웨인


모바일에서 쇼핑하는 경험이 낯설었을 형성을 벗어나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점이 자랑스러워요. ‘카카오가 한다면~’이라는 전제로 업의 본질부터 고민했던 시간들이 소중합니다. 선물하기가 내세울 또 다른 새로운 가치가 무엇일지, 이용자의 한 명으로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_ 리아나


거래가 아닌 마음의 전달, 관계와 감성에 집중한 전혀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는 그렇게 묵묵히 자라나고 자리를 잡았다. 빠른 성장에 익숙해 있던 카카오는 선물하기를 통해 꾸준한 성장의 가치 또한 체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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