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6. anymore ,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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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의 '좋아요'는 대선 결과를 써야지, 며칠 전부터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원치 않았던 결과니 절대 쓸 수가 없다. 오늘은 대체 뭐가 좋았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분명,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날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본들 오늘은 좋았던 것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팀장은 아침부터 사고를 당해서 목이 아프다고 했고, 같이 밥 먹고 자리도 가까운 동료는 확진이라고 한다. 나는 아침부터 배탈이 났다. 쏟아지는 일은 또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그만큼 자리에서 일어날 틈조차 없이 앉아서 일만 했다. 그러면서도 새삼 이렇게 부지런히 일해서 뭐하나, 책은 읽어서 뭐하나, 이렇게 열심히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들이 떠올라서 이따금씩 허무감이 들었다. 그래서 칼같이 빠르게 퇴근을 하고, 시장에 들러 딸기 두 팩을 샀다. 좋아하는 딸기를 끌어안고 집으로 향한다. 덜 익었든 더 익었든 떨이든 아니든 간에 9천 원에 소소한 희망을 산 셈이다. 그래, 대선 결과가 절망적이고, 앞으로의 내 삶에 절망이 더 깃들어 있다 해도, 스스로 더욱 절망하지 말자. 좋아하는 딸기를 양껏 먹으며, 내일은 금요일이니 조금 즐거워하며, 절친들과 함께 할 주말의 1박을 기다려 보자. 그러니 오늘의 '좋아요'는 '더 이상 깊게 절망하지 않는 것'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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