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탐구생활
037. 메롱
아주 어릴 때, 동생과 서로 메롱을 하며 혀를 맞닿았다가 매우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10대 때 영화나 매체를 통해 접하는 '키스'는 전혀 로맨틱하지 않았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는 종종 혀를 내밀고 메롱을 하며 셀피를 찍었다. 밋밋하게 찍은 사진보다 혀를 길쭉하게 빼고 사진을 찍으면 재밌다. 문득, '메롱'은 어디서 온 것인가 궁금해졌다. 유래는 불분명하나, 고양이 울음소리 "야옹"을 영어로 발음한 메로우(Me-row)에서 기원했다는 꽤 재밌는 설이 있다고 한다. 고양이들은 매번 메롱-메롱-을 하면서 혀로 몸을 청결히 하는 그루밍을 하는데, 사람들의 메롱은 남을 놀릴 때나 쓰는 게 아니었나. 약을 올리는 용도로 쓰는 메롱. 약은 바짝 오르는데 '메롱'이라는 이 소리는 왜 이리도 귀여운가. 귀여운 어감이라서 더 약이 오르는 건가. '혀'에 대한 일화를 생각하다가 결국 '메롱'의 어원까지 찾게 되었다는 뭐 그런 시답잖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