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38. 일상의 여백
가끔 전철이나 기차를 타면 내게 잠시 여백이 생기는 것 같다. 덜컹덜컹하는 규칙적인 소리와 진동이 심장박동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걸까. 어느새 긴장감은 사라지고 창밖의 스치는 풍경처럼 의식도 흘러간다. 전철을 오랫동안 타고 가면서 책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창밖의 풍경이 한산하고 평화로웠다. 그저 서울만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빼곡한 건물 숲을 벗어나 나무들이 촘촘한 숲을 마주한다. 열차가 깜깜한 터널을 지나면 갑자기 밖이 환해지며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는 것처럼 감정도 그렇게 환기가 된다. 분명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 여백은 다시 가득 차게 될 테고, 환기가 되었던 감정도 이내 무겁게 가라앉게 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다시 기차를 타고 오랫동안 창밖의 풍경을 하염없이 보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채워지면 또 비워내고, 그렇게 또 흘러가면 된다. 그게 삶이구나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