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 팔뚝

내몸탐구생활

by maybe



041. 팔뚝


나의 몸 중에 콤플렉스라고 부를 만한 곳은 많은데, 아주 오랫동안 꼭꼭 숨겨뒀던 곳이 팔뚝이다. 유난히 두껍고 살이 많이 붙었고 어릴 때는 오돌토돌한 닭살 같은 피부 질환이 있었다. 지금은 그 자국이 남아있는데, 유난히 피부에 남아있는 이런 흔적들이 거슬렸다. 민소매 입는 게 창피하기도 했다. 20대 초반에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오랫동안 알바를 했는데, 애매하게 노동으로 갖춰진 팔 근육 때문에 팔뚝은 더 두꺼워졌다. 아,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팔뚝이 두꺼운 것과 팔씨름의 힘자랑은 다른 문제다. 아무튼 내 몸에 대한 혐오를 조금씩 하지 않게 됐던 20대 중반쯤부터는 민소매를 자주 입었다. 살이 좀 붙으면 어때. 두꺼우면 어때. 닭살이 돋았어도 어때. 여름마다 민소매를 입으면서 나도 모를 자유를 느꼈다. 여름에는 민소매가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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