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탐구생활
042. 손톱깎기
키보드를 치는데 손톱이 걸린다는 느낌이 들면 손톱을 깎아낸다. 손톱 깎는 행위는 약간의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손톱이 작고 얇아서 손톱깎이로 딱 잘라내면 다른 곳으로 휙 튈 수도 있고, 너무 바짝 안쪽으로 깎으면 손톱 끝에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손톱깎이는 너무 작거나 너무 크지 않은 걸 선호한다. 작은 도구는 잡고 있는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큰 도구는 작은 손톱 사이즈에 맞지 않다. 얼마 전 장인이 만든 비싼 손톱깎이를 선물 받았는데, 생각보다 잘 사용하지 않게 되어서 아쉽다. 손톱을 자를 때마다 곤충이든 동물이든 잘라낸 손톱 조각을 먹고 나의 분신이 되는 상상을 아직도 하곤 한다. '손톱달'이라 불리는 그믐달, 초승달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