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44. 재택근무의 여유
매년 차가운 바람이 불면 독감 주사를 맞았다. 고3 때 지독하게 앓던 때를 되짚으며 겨울만 되면 자체 독감주의보가 내려졌다. 코로나 시대가 3년 차가 되면서 겨울마다 맞던 독감주사는 멈췄고, 백신 부스터까지 3차의 백신 주사를 맞았으니 얼추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흔하디 흔한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잘 넘겼는데, 코로나 시대 3년 차에 확진의 첫 경험을 했다. 주변에 하나둘 양성의 늪에 빠지는 걸 보면서 조만간 나도 걸리겠다 했지만, 막상 두 줄의 결과를 마주하니 가슴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한 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확진자가 되었다.
월요일 아침부터 신속항원검사를 마치고 일주일 격리에 들어갔다. 말로만 듣던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아픈데 일을 하라고? 사장 놈도 참 너무하시네. 그 흔한 백신 휴가 하루 안 주면서 코로나 걸려서 아파 죽겠어도 일을 하고 업무일지를 써야 한다니. 초반 사흘은 억울하고 짜증이 치고 올라왔는데, 나흘째 되니까 통증이 조금 사라지면서 이제야 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솔직히 아픈 건 싫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건 좋았다. 오전 내내 늦잠을 자고, 오후 늦게 컴퓨터를 켜고 느슨히 일하는 것도 꽤 나쁘지는 않구나. 그걸 이제야 느낄 수 있다니. 주말 지나면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게 이제 와서 억울하다. 요즘 재택근무하고 싶어서 양성 결과 키트를 사고 판다고 하더니, 다들 왜 그러는지 알 것 같다. 아프지 않고 격리 없는 재택근무를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