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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Mar 24. 2022

050. 호흡 (1)

내몸탐구생활



050. 호흡 (1)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의 반복은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굳이' 의식해서 해야 하는 때가 있었다. 그 처음은 노래를 할 때였다. 피아노를 그만두고 우연하게 합창부에 들어가게 되면서 5년 동안 노래를 했다. 중학교 때는 합창부와 중창부를 했고, 그 시기에는 교회도 열심히 다녔기 때문에 매주 성가대도 참석했다. 그러니 평일에는 학교에서, 주말에는 교회에서 정말 '매일' 노래를 했던 시절이었다.


노래를 할 때는 소리와 숨을 함께 내뱉어야 했기 때문에 적절한 때 들이마시지 않으면 숨이 달려 노래가 이어지지 않는다. 당시 합창부를 맡았던 음악 선생님은 열정 가득한 성악 전공자였다. 매일 아침마다 강당에 누워 복식호흡 연습을 시켰다. 아- 하고 소리를 내는 아이들의 아랫배를 손으로 눌러보며 단단해졌는지 체크했다. 노래가 부담이었던 적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 경험이다.


그다음은 달리기였다. 어릴 때부터 과체중이었고 빨리 달리는 것에는 소질이 없었지만, 오래 달리기는 좋아했다. 달리기 시작하고 초반 5 정도는 심장이 마구 뛰면서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는데 사람이 죽지 않는다니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죽을  같은 순간이 오지만 죽지는 않았다.  순간을 넘어서면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의 과정을 동일한 박자로 유지한다. 무거운 다리를 계속 움직여 본다. 내가 살아있구나, 새삼 깨닫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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