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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Mar 25. 2022

051. 호흡 (2)

내몸탐구생활



051. 호흡 (2)


호흡의 중요성은 물속에서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수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를 떠올려 본다. 가슴팍까지 차는 물의 압력, 레인마다 힘차게 헤엄치는 사람들로부터 일어난 파도 같은 물살을 느낄 때마다 두려움에 떨었다. 일어서면 발이 닿는 곳에서도 그렇게도 겁이 났다. '음파'로 호흡을 하는 거라고 배웠지만, 실제로 요령이 생기기까지 몇 달의 시간이 걸렸다. 그전까지는 호흡이 힘들어서 강습 때마다 매번 더러운 수영장 물을 먹었다. 음파- 음파- 로 일상의 호흡을 생각하면 안 된다. 으으으으음- 하면서 코로 숨을 내쉬고, 고개를 올리며 파아아합- 하면서 숨을 들이마신다. 팔을 반복해서 휘젓고 발차기를 힘차게 하다 보면 숨이 가빠지는 걸 느끼지만 숨을 들이마실 수 있는 타이밍은 정해져 있고, 이 타이밍을 놓치거나 빨리 고개를 들고 나면 어김없이 물을 먹게 되는 것이다.


스쿠버 다이빙을 처음 배웠을 때는 더 어려웠다. 호흡기를 입에 물고 숨을 쉬어야 하는데, 이 숨으로 부력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들이마시면 몸이 붕 뜨고, 내쉬면 몸이 훅 하고 가라앉았다. 바닥에 닿으면 모래바람이 일거나 산호가 다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데, 부력조절은 매번 입수할 때마다 어렵고 또 어렵다. 숨을 마신대서 바로 뜨는 게 아니고, 내쉰대서 바로 가라앉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공포는 엄습하는 데다 부력조절의 부담으로 숨을 들이마시면 바로 뱉지 않고 숨을 머금고 있게 되어서 더 그랬다. 일단 물속에서의 내가 편안해야 호흡도 규칙적이고 편안해지는데, 아직까지는 물과 데면데면한 상태라서 늘 불안하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나의 목표는 무호흡으로 다이빙을 하는 것. 물과 많이 친해지면 프리다이빙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내 숨으로 물속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호흡을 하는 것과 호흡을 멈추는 것. 모두 내게는 큰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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