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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Feb 04. 2022

002. 초록색 머리

내몸탐구생활



002. 초록색 머리


좋아하는 보라색으로 물들인 머리로 상태로 떠났던 여행. 시간이 흐르고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보라색에서 붉은색으로, 붉은색에서는 묘한 청록색이 나왔다. 보색이 섞인 긴 머리칼이 바닷물과 만나니 완벽한 초록색이 되었다. 그 후로 꽤 오랫동안 초록 초록한 머리칼을 유지했다. 면접을 앞두고 톤다운하려고 만난 헤어디자이너는 이런 색깔은 만들기 힘든 색깔이라며 몇 번을 만져보고는 했다.


떠돌던 발리 우붓의  위에서  이름이 들렸다. 우연히 만난 현지 어떤 이가  넓은 길에 초록색 머리는 너밖에 없다고, 그래서 너를 알아봤다며 웃었다. 다이빙을 하던 바닷속에서는 흡사 미역들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즐거운 추억이 많았다. 아마도 평생 돌아오지 못할, 다시 물들지 못할 나의 초록색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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