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ucingRan Feb 05. 2022

003. 가녀린 머리

내몸탐구생활



003. 가녀린 머리


머리칼이 얇고 가늘어서 '힘아리' 없다, '맥아리' 없다는 말을  들었다. 미용실을 가면 디자이너가  '보람을  느끼는 머리'라고 말한다. 특히 펌을 하면 금방 풀려서 부스스한 머리로 애매하게 보낸 시기도 있었다.


'쑥대머리'가 부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의 굵고 강단 있는 머리칼을 잡았을 때 손안에 가득 들어오는 느낌이 좋았다. 나이를 먹고 숱이 좀 줄었어도 그의 머리칼은 여전히 활기차다.


오른쪽 손목에 항상 머리끈을 팔찌처럼 끼우고 다닌다. 집에 들어오거나 덥거나 일이 있을 때는 질끈 묶는다. 이제는 한 줌도 되지 않는 나의 소중한 머리칼. 조만간 대머리가 되는 건 아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002. 초록색 머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