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ucingRan Apr 05. 2022

062. 수면장애

내몸탐구생활



062. 수면장애


지난밤에도 두세 번 깨어 시간을 확인했다. 1시, 3시 반, 4시 50분. 일어나면 기억나지 않을 꿈을 꾸고, 깊게 잠들지 못해 여러 번 깨는 날들을 거의 평생 지나왔다. 잘 잔 날을 손에 꼽아보는 게 더 쉽고 빠르다. 불면의 밤을 그대로 지새운 적도 많고, 잠들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도 많다. 수면유도제와 신경안정제를 꾸준히 복용했던 때도 있다. 혹자는 지나치게 감각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해서 그렇다고 했다. 나처럼 무딘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타인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다. 뭐 어찌 됐든 약간의 빛과 소리에도 민감하고, 잠자리를 가리고, 잠들기까지 쉽지 않은데 또 불규칙적으로 자주 깨는 걸 보면 그런 것 같다. 나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깊은 잠을 자는 것보다 쉽다.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수면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 모두 '나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유전학적으로 불면증 유전자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어쨌든 성향과 성격과는 별개로 타고난 것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게 됐다. 나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은 재밌다. 물론, 불면의 밤은 여전하겠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061. 비흡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