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64. 샤워를 하고
수많은 기분전환 방법들이 있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또 확실한 방법은 샤워다. 퇴근하고 느릿한 걸음으로 언덕을 올라 집에 들어서면 온 몸에 기운도 없고 지쳐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일단 샤워를 한다. '소나기'같이 내리는 뜨신 물줄기를 맞고 나면, 지쳤던 몸이 뜨뜻해지면서 구겨졌던 마음도 살짝 주름이 펴진다. 그제야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들어찬다. 저녁을 챙겨 먹거나 일기를 쓴다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단순한 일들도 사실은 꽤나 품이 드는 일이어서 적당한 여유가 없으면 멈추게 된다. 몸을 씻는 일에 그리 오랜 시간과 공을 들이는 편은 아니지만, 고된 하루의 끝은 늘 샤워로 마무리가 되는 셈이다. 쏟아지는 물을 맞고 있다 보면 고됐던 하루도 어느 정도 구정물이 빠지는 기분이 든다. 떨어지는 물이 내 몸을 때리고, 내 몸을 적시고, 또 닦아내는 과정에서 별거 아닌데도 위로를 받는다. 신기하고 재밌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