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 오후 두 시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65. 오후 두 시


오후 반차를 쓰고 거리를 걷다가 문득 하루 중 가장 절정의 시간이 오후 두 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두 시가 되면 적당한 여유가 생긴다. 이미 하루를 절반 이상 보냈고, 점심도 든든하게 먹었다. 아침저녁으로 변덕을 부리며 쌀쌀맞게 구는 날씨도 이 시간만큼은 매우 너그럽다. 오후 두 시에 느끼는 감정은 오후 네시쯤 오는 나른함과는 다른, 느슨한 여유로움이다.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길가의 앙상했던 나뭇가지들 사이사이 어느새 벚꽃이 가득하다. 목련 나무의 봉오리들도 하품하듯이 크게 벌어져 있다. 어느새 이토록 만연한 봄이 되었다는 걸 오늘 처음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봄의 절정에 놓여있는 오늘. 술렁이는 바람까지 모든 분위기가 마치 오후 두 시와 같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64. 샤워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