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6. 맥주와 초콜릿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66. 맥주와 초콜릿


때때로 사회에서 만난 어떤 이가 성장기를 함께 보냈던 친구보다 더 가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관계에 있어 '친하다'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는 정말 입체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 대한 애정이나 애착의 정도가 다르지만, 소중함의 정도는 그리 다르지 않은, '친한 사람'이라고 말은 하지만 각기 다른 결의 친함이 적용되는, 어딘지 자세하게 설명하기 묘한 느낌의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이다. 가끔은 형제 같고, 때로는 전우 같은 언니를 오늘 만나고 왔다. 20대 초반의 한 시절을 함께했고, 나의 어려움에 대해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고, 나의 감춰둔 짙은 이야기도 가볍게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아직 가난했던 20대의 우리는 ATM 기기 앞에서 쪼그려 앉아 천 원짜리 블록 초콜릿 하나를 안주 삼아 맥주 한 캔을 서로 부딪치며 겨우 숨을 쉬었던, 여유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힘들게 일했던 시절이 있었다. 혀를 마비시키는 단맛에 시름을 덜거나, 알코올에 기대어 취하며 버텼던 시절. 오늘은 비싼 고기를 구우면서 그때를 안주삼아 맥주잔을 부딪쳤다. 아직도 가끔씩 초콜릿에 맥주를 마신다는 얘기를 곁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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