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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Apr 08. 2022

065. 쥐가 난다면

내몸탐구생활



065. 쥐가 난다면


며칠 전 누워서 다리를 쭉 뻗다가 갑자기 종아리에 쥐가 났다. 작년에는 길을 걷다가 쥐가 나서 주저앉았던 적이 있고, 자다가 쥐가 나거나 뛰다가 쥐가 나기도 했다. 쥐가 날 때마다 종아리가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순간 느껴지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발을 잡아당겨 쥐를 잠재우는 것 외에 딱히 방도가 없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괜찮겠지만, 보통은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쥐를 잡아봐도 그 통증은 근육에 남아있어 며칠을 고생하기도 했다.


다이빙을 처음 접할 때 갑자기 쥐가 날 때 푸는 방법을 배웠다. 핀(오리발) 끝부분을 손으로 잡고 가슴 앞 쪽으로 당겨준다. 배우면서도 실제로 물속에서 쥐가 나면 어떡하지? 하며 걱정을 했다. 수영을 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서 그대로 물속에 꼬르륵 잠기는 장면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봤고, 또 다리에 쥐가 나면 수영이나 발차기도 힘들 테니까 그대로 가라앉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잠수가 더 무섭기도 했다. 쥐가 날 때 푸는 방법을 배우면서 왜 이렇게까지 망상에 빠졌는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물속에서 다리에 쥐가 난다는 상상만 해도 머리에 쥐가 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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