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탐구생활
071. 종아리
언젠가 종아리의 어원이 궁금해서 찾아봤던 적이 있다. 항아리, 병아리, 종아리의 '아리' 어감이 귀엽다는 이유에서 시작됐다. 유사하게 접미사 '-아리'가 붙어서 만들어진 단어였다. 이렇게 어감조차 귀여운 종아리는 체벌의 부위가 되기도 했는데, 조부모와 살았던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왜 옛날부터 종아리를 때리는 체벌이 시작했는가.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비교적 '노출'이 자유롭기 때문에 때렸다는 설이 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종아리는 살이 대부분이라 생각했는데, 모두 근육이었다. 종아리의 굵기로 무다리니 뭐니 하는 말을 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확실히 외모로 누군가를 비하한다는 건 상당히 자존감이 깎이고 자존심이 상한다. 중학교 때 잠깐 아르바이트를 했던 팬시점의 사장이 어느 날 교복을 입고 간 내게 "생각보다 다리는 굵지 않네."라는 말을 할 때 느꼈던 불쾌한 기분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무가 들어간 동치미가 얼마나 시원하고 달고 맛있는데! 그 동치미로 우리 아빠가 장가갈 수 있었다구! 무다리 어쩌고 하는 주둥이는 단단한 무로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