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 여자 여섯의 오후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73. 여자 여섯의 오후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왔다. 같은 공간에서 잠시 함께 일했던 인연인데, 업무의 특성상 서로 '쌤'이라는 호칭을 쓴다. 생각해보면 이 짧은 인연이 몇 년이 지나도 이어진다는 건 매번 신기한 경험이다. 3년 전 여름에 배가 볼록한 람쌤을 만나 고쌤과 함께 셋이 같이 밥을 먹은 이후 처음이다. 그때 뱃속에 있던 아이는 자그마한 곰젤리였을 때부터 봤는데, 어느새 '아니야'를 또박또박 외치는 세 살이 되었다. 둘째는 정말 예상치 못하게 생겼는데, 그 사실을 거짓말처럼 만우절에 알게 되었다고 했다. 과거의 동료이자 친구가 된 람쌤은 그녀의 성격대로 유쾌하고 야무지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이제 세 살이 된 다은이는 엄마가 잠시 떨어지기만 해도 울고, 열한 살 닥수훈트 딱꿍이는 의젓했지만 가끔 왕왕 짖었고, 둘째 쭈꾸(태어날 때 쭈꾸미처럼 생겨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는 순둥이였지만 이제 겨우 목을 가누는 아가여서 손이 많이 갔다. 여자 여섯이 한 곳에 모여 왁자지껄 떠들며 먹고, 큰 소리로 웃었다. 물론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짖고 아주 정신은 없었지만. 육아와 살림을 하느라 지쳤던 그녀에게 잠시나마 휴식과 즐거움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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