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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Apr 19. 2022

076. 배탈

내몸탐구생활



076. 배탈


지난밤에는 배가 좀 아팠다. 설사는 아니었지만 제법 묽은 변을 보며 화장실을 서너 번 들락거렸다. 어릴 때는 배가 아픈 모든 통증이 변기로 통한다 생각했다. 통증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그 모든 통증이 화장실로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잘 안다. 여러 통증을 겪으며 어른이 되면서 앞으로 느낄 통증이 더 많을 수 있겠구나 새삼 생각하게 됐다.


잘 먹고 잘 소화되어서 나올 시기가 되어 신호가 오는 건 아랫배가 살짝 묵직한 느낌의 통증이다. 나랑 안 맞는 음식을 먹었을 때는 싸락 싸락 아프다. 어딘가 기분 나쁘게 아픈데 화장실을 가고 시원치 않다. 피자를 먹으면 맛있지만 꽤 많은 빈도로 배탈이 난다. 술을 마시고 나면 꾸루루루- 하며 아프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거나 안주를 제법 많이 먹은 다음 날은 어김없이 설사를 한다. 그에 비해 생리통은 아랫배와 허리까지 뻐근-하게 아프다.


아랫배가 콕콕 쑤시듯이 아팠을 때는 만성 맹장염이었다. 중년의 의사는 누워있는 나의 배를 왼쪽에서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꾸욱- 눌러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커헉! 하며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오른쪽 아랫배만 아팠다. 수술을 하고 난 후 가스가 나올 때까지 내장이 꼬이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은 통증과 기침이 나올 때마다 수술 부위가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 아직도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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