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92. 우리들은 자란다
생각해보니 어린이일 때는 어린이날을 딱히 기대하거나 기다리지는 않았다. 어린이날에 선물을 주거나 어딘가로 놀러 가는 분위기의 집안 환경이 아니었기도 했지만, 나도 그리 설레지 않았다. 일단, 어린이날 기념 운동회가 항상 있었고, 아직 여름이 아닌데도 매년 어린이날에는 유독 햇빛이 뜨겁고 더웠다. 혼자 달리는 것 외에 운동에는 영 관심과 소질이 없고, 줄다리기나 박 터뜨리기 같은 단체 종목 외에 일부 대표로 나가는 종목은 앉아서 응원만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더 그랬을 것이다. 어른들은 왜 어린이날에 단체로 모여서 공놀이를 하거나 뛰는 걸 시키는 걸까 궁금해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견뎠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어린이날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나라에서 지정한 공식 휴일이기 때문이었다. '어른이'들이 더 누리는 것이 많은 듯한 어린이날이 주말에 끼어있으면 누구보다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어린이날. 공식적인 휴일이지만 집에서 일을 한다. 당직 근무에 당첨되었지만, 대신 내일은 쉰다. 그러니 억울해하지 않기로 했다. 성장하던 어린이일 때보다 성장호르몬은 멈춘 이후의 삶이 더욱 자라고 있는 느낌이 든다. 어린이날에는 충분한 휴식과 즐거운 활동을 하고, 마음의 체력을 키우면서 어른이들도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