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가려진 미소

매일 짧은 글쓰기 - 마스크 속 '미소'

by maybe



팬데믹 이후로 바뀌거나 제한된 것들이 많지만, 그중 유독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마스크 속의 미소를 볼 수 없다는 것. 이동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람들 관찰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누군가 미소를 지을 때마다 어떤 상황인지 상상하는 나만의 즐거운 놀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놓으며 무덤덤하게 살고 있다니. 무척 아쉽다.


같은 맥락에서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앞에 있는 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대화를 할 때는 언어의 소리로만 충족되지 않는 맥락과 분위기가 있다. 마스크 속에 가려져 서로에게 느꼈던 정서적인 만족감이 옅어진 것은 사실이다. 몸짓 언어나 표정도 중요한 소통의 방법이라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런 상황과 환경이 매우 유감스럽다.


비단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미소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며 괴로운 시간들을 걸어왔다. 끝이 보이지 않던 이 지난한 싸움이 점차 그 마지막이 보이는 듯한 요즘. 과연 우리는 마스크를 벗는다 하더라도 이전처럼 환하게 미소 지으며 서로에게 표정과 감정을 맘껏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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