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짧은 글쓰기 - '병원'에서
지루하고 지난했던 이 코로나 시대의 한 시절 나를 울고 웃게 했던 드라마가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사실 평소 드라마를 챙겨보는 편은 아니어서 딱히 관심이 없었다. 해당 드라마의 시즌1 방영 당시 일하던 사무실의 모든 이들이 본방 사수를 하며 호들갑을 떨 때도 썩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가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어쩌다 짝꿍과 함께 1편을 보게 되었고, 시즌1까지 정주행 하게 되며 뒤늦게 팬이 되어버렸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비하인드 영상을 찾아보거나 음원을 찾아 듣기도 했고, 한동안 이 슬기로운 의사들의 병원 생활에 빠져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대과 잘 맞아떨어지는 배경이 아니었나.
병원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곳이다. 대부분의 삶은 시작과 끝은 어김없이 병원이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면 나도 모르게 삶에 대해 진지한 태도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치기 어린 마음으로 삶에 대한 비관을 할 때마다 종종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가고는 했다. 병원 로비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돌아오고는 했다. 사고가 나서 실려오는 사람들, 동시에 함께 뛰는 의사들,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사람들도 있었고, 때로는 아무 일 없이 조용하기도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는 했다. 이제는 굳이 응급실을 찾아가지는 않지만, 가끔 병원을 찾을 때마다 가만히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대화를 듣는다. 팬데믹을 겪고 나니 병원의 중요성과 또 삶에 대한 가치에 대해 새삼 깨닫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