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탐구생활
7월에 꽤 긴 일정의 휴가를 계획 중이다. 15박 17일로 발리와 길리를 가는 일정이다. 여기서 밝히지만 '혼자' 떠난다. 나도 갑작스럽게 결정했지만, 짝꿍 또한 나와의 긴 휴가 일정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나의 계획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이따금씩 묻는다. "애인이 너 혼자 여행가게 한다고?" 몇 번은 그러려니 넘겼으나 제법 반복되는 이 질문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어째서 나의 여행에 대해 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적어도 그와 나의 관계에서 '허락'의 개념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어떤 것을 한다거나, 어떻게 하겠다는 결정에 반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번 휴가 계획도 그랬다. 긴 휴가를 쓰고 싶었고, 다이빙하러 가고 싶었고, 그렇다면 제주 말고 발리로 가고 싶었다. 현재 내 상황에서 여행은 사치라는 생각도 들어 며칠간 고민도 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가고 싶으면 가는 거고, 갈 수 있으면 가면 된다.' 그는 내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갈 수 있을 때 즐겁게 다녀오라고. 배낭을 내어주고 비행기에서 읽을 책을 구매해 주었다.
그는 내가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든지 지지를 해준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의견을 제안하거나 권유하기는 하지만 결국 마지막 결정은 모두 나에게 맡긴다. 그건 나도 동일하다. 둘이 해야 할 결정은 협의와 조율의 과정을 거치고, 각자의 결정은 존중과 지지를 하는 것. 물론, 우리는 그런 과정을 선호하는 편이고, 서로 어떻게 하자고 약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방식이 되었다.
다시 돌아와서, 나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한다. "당연하지. 내가 간다는데 뭐. 가면 가는 거지." 나의 대답에 어떤 이가 덧붙였다. "지금은 그래도 결혼하면 그런 거 없을 걸?" 여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일단, 우리는 결혼할 일 없고, 같이 살아도 이 방식은 유지될 것이다. 어떻게 장담하냐고? 그 사람과 남은 생을 함께 한다는 결정을 내린 '나'를 믿기 때문이다. 애초에 '허락'을 받아야 할 사이였다면, 그런 방식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관계의 시작도 없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