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좀 다녀올게
16시 40분, 자, 이제부터 나의 고행이 시작된다. 예약한 호텔은 공항으로부터 대략 2km 정도의 거리였고, 구글맵을 찍어보니 버스를 타는 게 32분, 걷는 게 26분 나왔다. 그냥 걷기로 한다. 대략 20kg의 짐을 메고, 습한 공기를 헤치며, 구글맵의 안내를 믿고 걷기 시작했다. 5분 정도 걸었나. 인도가 끊겼다. 서있던 이에게 맞은편으로 가는 길을 물어봤다. 그냥 가던 방향으로 길 따라가라고 한다. 그의 말대로 도로를 걸었다. 게이트를 나서니 차와 오토바이 무리가 쌩쌩 지나다니는 차도 위였다. 다시 돌아왔다. 그는 다시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안 되겠다 싶어 공항 방향으로 돌아갔다. 주차장 입구에서 만난 이에게 구글맵을 보여주며 물었다. "저 대각선 맞은편 길 같은데, 어떻게 내가 갈 수 있어?" 그가 대답한다. "일단 여기서 길을 건너고, 저쪽 길 따라 걸어가." 그의 손가락을 따라 눈으로 길을 찾아본다. 일단 여기는 4차선 도로다. "이 길을 건너라고?" 내가 물었다. 그는 웃으며 대답한다. "예쓰, 예쓰, 잇츠 베트남! 오케이, 오케이." 달리 방도가 없고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던 나는 도로를 건너기 시작한다. 내가 맞은편에 도착할 때까지 그가 달려오던 차들을 정리해 줬다. 맞은편 길에 서서 뒤돌아 보았다. 그가 손을 흔들며 "고! 고!"를 외쳤다.
어쨌든 차도를 무단 횡단하고, 이어진 인도를 쭉 걸어서 코너를 도니까 내가 가려던 길이 나왔다. 구글맵은 이 길을 따라 쭉 가라고 한다. 길 따라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BALI COFFEE'라고 쓰인 카페와 '강남 Kang Nam'이라고 적힌 허름한 건물도 보였다. 도로 위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을 보면서 다시 깨닫는다. 동남아에 오기는 왔구나. 저녁으로 쌀국수를 먹고 싶었기 때문에 가던 길에 있는 식당과 카페를 눈여겨보았다. 공항 주변이라 먹을 데가 제법 있어 보였다. 길가에 보이는 가게에는 주로 몇몇의 현지인들이 앉아 있거나 주인이 혼자 앉아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