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탐구생활
009. 아이라인
센 언니의 필수 아이템 1순위는 아이라인이다. 20대 때는 블랙으로 살짝 눈매만 그렸는데, 꼬리를 길게 빼기도 했다. 20대 후반부터 색깔이 들어간 펜슬을 사용하면서 와인, 브라운, 카키, 블루, 퍼플까지 다양하게 그려왔다. 교육팀에서 근무할 때 가끔 원색의 블라우스를 포인트 삼아 입으면서 그때마다 아이라인 색도 바꾸는 재미가 있었다. 즐겨 사용한 건 역시 블루와 퍼플.
쌍꺼풀이 없는 눈인데 매번 비슷한 자리에 라인을 그리다 보니 지금은 주름이 생기면서 얇은 속쌍꺼풀이 생겼다. 그 자리에 맞춰 아이라인을 그리면 주름과 주름 사이에 펜슬 자국이 먹혀서 라인이 사라지게 된다. 요즘은 맨 얼굴로 주로 다녀서 화장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화장할 일이 생기면 아이라인 하나만 그린다. 다른 번잡한 과정을 모두 빼도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은 다소 진지하고 숭고한 나만의 의식 같은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