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탐구생활
022. 기미
몇 년 전에 거울을 보면서 문득 광대뼈 근처에 기미를 발견했다. 더운 나라를 다니며 다이빙을 시작했던 그해였다. 화장기 없이, 선크림 하나 바르지 않고 그렇게 떠돌아다녔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 모든 시간에 쬐었던 햇볕은 모두 까맣게 눈처럼 내 얼굴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하나도 절망스럽지 않았다. 삶 속에서 내 시간의 위치를 받아들였다. 결국 자연스럽게 하나씩 늙어가고 변해가고 생겨나는 것들이 있었다. 기미가 귀여운 30대 후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미가 얼마든 더 생겨도 좋으니 햇볕 속을 떠돌던 그 시절을 다시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