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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cingRan Apr 29. 2022

086. 보기와는 다르게



086. 보기와는 다르게


내 키는 160cm. 작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보기와는 다르게' 작다는 소리를 꽤 들었다. 멀리서 보면 제법 커 보이는 건지 실제로 옆에 서면 생각보다 작다고 한다. 사람의 시야는 재밌다. 보이는 것으로 가늠하려 하지만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쨌든 키 순으로 서면 반에서 맨 앞과 중간 사이에 섰던 걸로 기억한다. 아주 작은 건 아니지만, 큰 것도 아닌, 애매하게 작은 키. 누구는 적당하다 하고, 누구는 작다고 한다. 그것도 모두 상대적인 견해와 해석이라 재밌다. 좀 커 보이고 싶어서 제법 높은 굽의 구두를 신던 시절이 있었다. 직업의 특성상 주로 정장 차림에 힐을 신었는데, 그때는 또각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많은 여성들이 느끼는 자신감 같은 것이었나. 어쩌면 그때 신던 힐의 경험도 어릴 때나 할 수 있는 특권이었다. 지금은 딱 알맞은 내 키가 좋다. 운동화로, 맨발로 걷는 내가 좋고, 딱 보이는 만큼 큰 것도, 옆에 서면 실제로 작은 내가 좋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이 키 그대로 꼿꼿하게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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