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탐구생활
026. 마른 피부
눈이 오던 날이었다. 칼같이 찬 바람을 맞으며 걷다가 돌아와 그냥 바닥에 누웠다. 분명 눈이 오는데 왜 나는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을까? 겨울마다 바짝바짝 말라가는 것 같다. 피부가 아니라 피하지방이 좀 말랐으면 좋았을걸. 피부가 얇고 건조해서 금방 늙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경험상 체감상 그건 맞는 것 같다. 할머니도 건조하고 까만 피부였는데, 연세에 비해 주름이 많고 더 금방 늙는 느낌이었다. 그에 비해 외할머니는 하얗고 주름도 별로 없는 동안 피부. 타고난 것도 그렇지만, 미용에 관심도 없고 게으른 나는 피부 수분은 포기했다. 어쩔 수 없지. 이번 생은 받아들이고 사막 피부로 사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