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 미루는 일 해치우기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27. 미루는 일 해치우기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는 날들은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중요하게 기려야 한다는 걸 잘 안다. 그런 의미에서는 조금 부끄럽지만, 밥벌이를 하는 노동자 입장으로서 '회사 안 가는 쉬는 날'에 더 의미를 두게 된다. 거기다 쉬는 날만 오면 미루는 것들을 하나씩 해보고자 하지만, 막상 쉬는 날이 오면 또 미뤄지게 되는 일들이 있다. 나는 어젯밤 자기 직전에 오늘 해야 할 일 리스트를 적어뒀다. 주로 계속 미루게 되는 일들이었다.


- 회사 가는 평소처럼 일어나서 움직이기

- 세 끼 규칙적으로 잘 챙겨 먹기

- 밀린 블로그 포스팅 하기

- 매일 자기 전 쓰는 글 미리 쓰기

- 영화 한 편 보기

- 병원 다녀온 거 보험사 제출하기

- 당근 마켓에 팔 물건들 사진 찍어 올리기

- 선거 유인물 꼼꼼히 보기

- 밖에 나가서 산책하기

- 빠르게 할 일 하고 책 많이 읽고 일찍 자기


오늘은 적어둔 것들 중 몇 개나 했나. 일단 첫 번째 항목부터 탈락이다. 평소보다 늦잠을 잤고, 11시까지 영화를 켜 두고 누워있었다. 영화는 봤으니 이건 완료. 누워있던 시간에 아침을 거르고 점심과 저녁만 먹었으니 이것도 탈락. 밀린 포스팅도 하려고 했던 것 중에 반도 못 했고, 9시가 넘어가는 이 시간에 '오늘탐구생활'을 적고 있으니 이것도 평소와 비슷하다. 하지만 선거 유인물을 꼼꼼히 살펴봤고, 팔려고 하는 것들을 사진 찍고 당근 마켓에 올렸고, 병원 서류를 사진 찍어 보험사에도 올렸다. 산책은 당연히 못 갔고, 하늘 한 번 보자고 빼꼼히 밖을 내다본 게 전부다. 와중에 아침에 진하게 커피를 내려 마셨고, 휴일 근무자에게서 요청받은 급한 업무를 하고, 그들의 업무에 대해 피드백하는 시간도 있었으니 완벽한 휴일은 아니었다. 하루가 느슨하면서 빼곡했다. 오늘 클리어 하지 못 한 건 주말로 또 미뤄질 예정이다. '미룬 일 실행하기'를 목록에 또 올려야 할 것 같다. 마치 개미지옥을 경험하는 것 같다. 어쨌든, 오늘의 실행률 50%를 채우려면 빠르게 이 글을 마무리하고 책을 읽으면 된다. 나의 손가락들이여 빠르게 움직여라. 그러면 나름 선방한 휴일이 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오늘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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